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신사옥을 설계를 할 때 영감을 받았던 건 조선 백자의 달항아리였다.
14일 서울 신용산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에서 만난 그는 "아모레퍼시픽이 한국의 대표 뷰티기업이라는 점에 착안해 한국의 미가 고스란히 담긴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서울 용산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른 신사옥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깊은 관심과 감독 아래 2010년 사옥 설계부터 완공까지 7년이 걸린 이 건물은 정육면체 형태의 단일 구조물이다.
한옥의 중정을 연상시키는 건물 내 공원 공간을 중심으로 도심을 향해 개방된 3개의 대형 문이 건물 내부와 외부 환경을 연결한다.
건물 세 개 층(5·11·17층)에 마련된 정원인 '루프가든'이나 건물 외관 파사드의 유선형의 수직 알루미늄 핀에서는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했다.
지역 사회 소통을 위해 지하 1~지상 1층의 미술관, 라이브러리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공간으로 꾸몄다.
지하 1층에서 지상 1층으로 이어지는 전시실에선 다양한 기획전이, 지상 2~3층 대강당(450석)에선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치퍼필드는 전 세계에서도 영향력 있는 건축가로 꼽힌다. 2007년 대표작인 독일 현대문학박물관으로 건축 디자인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스털링 상’을 받았다. 2010년에는 건축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2011년에는 영국왕립건축협회의 ‘로열 골드 메달’, 유럽연합(EU)에서 우수한 현대 건축 작품에 수여하는 ‘미스 반데어로에 어워드’를 수상했다.
그는 "건축가는 건물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그 사용 목적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의 중심에 이 정도 규모의 건물을 짓는다면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