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에 꽃이 피면서 가수 정인도 덩달아 바빠졌다.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평화 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무대에 올라 '오르막길'을 열창한 이후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는 중이다. MBC '라디오스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출연은 물론, 인터뷰 중간에도 그를 찾는 전화에 이메일을 열어야만 했다.
지난 14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 코너에서는 정인의 '오르막길'이 울려퍼졌다. 손석희 앵커는 "결국 오르고야 말 아득한 저 끝을 노래하고 있다. '그 때 까지는 꼭 서로 손을 놓치더라도 걱정하지말자. 결국 우리는 다시 만난다'는 가사 하나만으로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 첫 자리에 놓일만한 자격이 있는 노래였다"고 노래를 소개했다.
정인은 처음 '오르막길'을 받아들었을 때만해도 정치와 연관될 줄은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요즘엔 자신이 새로운 오르막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고백했다. "한동안 아내이자 엄마로 일상을 보내다가 오랜만에 무대에 올랐는데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나는 누구지, 지금은 여기 어디일까' 이런 느낌이 들면서 무대를 망칠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했어요. 처음 느낀 감정이에요."
정인은 이 두려움을 몸으로 깨기로 했다. 더 많은 무대에 올라보고, 처음 연기에도 도전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넓혀가고 있다. "올해 안에 새 앨범도 낼 거예요. 빠르면 여름이 될 수도 있고요"라며 활동에 기대를 당부했다.
>>①에 이어
-출장 기간에 남편 조정치 씨가 육아로 바빴겠어요. "둘이 같이 보다가 아무래도 혼자 보려니 힘들었겠죠. 그래도 어머니가 올라오셔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남편이 또 대학교에서 음악 엔지니어 공부 중이라 바쁘거든요."
-남편 조정치와 뮤지션 조정치의 차이점이 있나요. "뮤지션일 때는 좀더 완벽주의자예요. 박사님 느낌이죠. 아빠 조정치는 딸바보예요. 딸이 아빠를 좌지우지하죠. 남편일 때는 이랬다저랬다 갈피를 못잡는 것 같아요. 어느 날은 노예가 된다고 했다가, 다음 날은 신분을 망각하기도 하고요."
-올초 나온 조정치 앨범을 본인 앨범보다 더 열심히 준비했다던데요. "예전엔 음악작업만 같이 하려고 하면 싸웠어요. 친한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배려있게 이야기할 것을 직설적으로 말하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말해도 내 마음 알아주겠지' 하면서요. 다시는 하지 말자는 상황까지 갔다가 서로 필요하니까 다시 마음을 맞추게 되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도 옆에 기타리스트가 있는데 뭐하러 부탁해가며 다른 사람을 구하고, 조정치 오빠도 제가 보컬인데 피처링 부탁 다시 하기 그렇잖아요. 이번에 같은 소속사 되고 맞춰서 해보니까 나쁘지 않더라고요. 언젠가 부부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만약 딸이 가수를 한다면 어떨까요. "안 그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부부가 뮤지션이라서 편견이나 선입견이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딱히 사람들이 신경 안 쓸 것 같기도 하고, 제가 음악을 좋아하니까 같은 일 하면 좋을 수도 있겠다 싶고요."
-음악에 소질이 있나요. "피아노를 보여줬는데 피아노 치는 손 모양을 하고 있어서 소질이 있는 줄 알았어요. 우쿨렐레도 엄청 잘 뜯어서 '역시 기타리스트 딸이라 달라'라고 했는데 다른 집 비슷한 나이의 아이도 잘 뜯고 피아노도 다 치더라고요. 지난 3월에 돌잔치에서는 판사봉을 잡았어요. 판사 되는 것도 힘들고, 유명한 가수 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니까 잘 하는 게 있다면 관여하지 않고 응원해 주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