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는 24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 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와의 원정 경기에 1번·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4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출루만 두 번 해내며 텍사스의 9-6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타율은 종전 0.280에서 0.279로 소폭 떨어졌다. 출루율(0.391)은 유지했다.
의미 있는 기록이 나왔다. 추신수는 지난달 14일 휴스턴전을 시작으로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출루를 해냈다. 23일 열린 미네소타와의 시리즈 첫 경기에서는 2안타·1볼넷을 기록하며 35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2012~2013시즌에 걸쳐 한 차례 기록한 종전 개인 최장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호쾌한 2루타로 장식했다. 텍사스가 3-2로 앞선 2회초 1사 1·2루에서 미네소타 선발투수 제이크 오도리지를 상대했다. 1회 첫 승부에선 시속 148km 빠른 공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두 번째 대결에선 스플리터를 공략해 좌측 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때려냈다. 2루 주자 로빈슨 치리로스가 홈을 밟았다. 연속 경기 출루 기록과 적시타를 동시에 기록했다. 3회 세 번째 타석에선 볼넷을 얻어내며 멀티출루도 해냈다.
메이저리그 기록과 비교하면 추신수가 남긴 성과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역대 최장 기록은 1949년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암스가 기록한 84경기다. 현역 선수 기록은 '출루 머신' 조이 보토(신시내티)가 2015년 기록한 48경기다. 필라델피아 신성 오두벨 에레라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기록한 44경기 연속 출루가 가장 최근 나온 최장 기록이다.
추신수는 주력과 콘택트 능력이 특화된 전형적 리드오프는 아니다. 장타력을 겸비한 공격형 1번 타자다. 임무 수행은 문제가 없다. 빅리그에만 14시즌째 뛰는 베테랑이다. 관록이 있다. 투수와의 수 싸움, 선구안이 돋보인다. 여전히 배트 속도도 빠르다. 상대 투수에게 1회 첫 타자와의 승부부터 부담을 주고 있다.
추신수는 시즌 개막 전까지 저평가 받았다. 고액 몸값, 주로 지명타자로 한정된 활용폭 탓이다. 텍사스 지역 매체 '댈러스 모닝 뉴스'는 "추신수는 리빌딩의 걸림돌이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평가는 호평 일색이다. 메이저리그 포털 MLB.com은 "추신수는 올스타 투표에서 더 많은 표를 받아야 한다"며 실력과 비례하지 않은 결과를 꼬집었다. "다음달이면 36살이 되지만 여전히 좋은 타격을 한다"며 "여름 이적 시장을 달굴 선수다"는 평가도 했다. 유독 비판이 많던 댈러스 모닝 뉴스도 "5월 이후 최고의 타자다"며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리더십까지 주목했다.
2016시즌엔 부상자 명단에만 네 차례 올랐다. 올해는 건강하다.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14홈런을 기록했다. 홈런도 종전 한 시즌 최다 기록(22개)를 넘어설 기세다. 노쇠화 우려는 없다. 박병호(넥센), 김현수(LG) 등 KBO리그 정상급 선수가 정착에 실패한 메이저리그에서 수년 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추신수의 진가도 재조명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