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 5'는 80년대 록의 전설 전인권 편으로 꾸며졌다. 김도균·김종서·박완규 등이 패널로 출연해 전인권과의 특별한 인연을 언급하며 재미를 더했다.
이날 전인권은 '히든싱어5' 섭외 소식을 듣고 출연을 망설였다며 "사실 자신이 없었다. 내가 도대체 어떤 가수인지 아직 파악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딸도 '히든싱어5' 출연을 걱정하더라. 그런 방송에 나갈 스타일이 아니니까 자기가 옷을 맞춰주겠다고 했다. 근데 결국 다른 분의 옷을 입고 나왔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전인권은 특유의 거칠고 진한 목소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록커로, 대한민국 록을 주류 음악으로 이끈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샘 오취리와 알베르토도 국경을 초월한 팬심을 드러냈다. 샘 오취리는 실제 전인권의 모창능력자로 예심에 참여했고, 알베르토는 오히려 제작진에게 섭외를 부탁했다고 밝혔다.
1라운드를 앞두고 전인권은 "지금도 공연을 하면 긴장이 된다. 긴장해야 무대가 잘된다"며 "최종 라운드에서 92표를 받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최종 라운드에서 92표 미만의 표를 받을 시 오는 가을 예정된 콘서트 티켓을 10장 준다고 공약을 걸었다.
이어 전인권은 1라운드에서 모창능력자 5인과 함께 대표곡인 '그것만이 내 세상'을 불렀다. 시작부터 대혼란이었다. 모창능력자들의 실력에 전인권도 "참 대단한 친구가 하나 있다"며 놀라워했다. 전인권은 3등을 기록하며 탈락을 면했다.
이어진 2라운드 미션곡은 들국화의 '제발'이었다. 전인권은 "가사가 은유적이지 않고 직설적이다. 가사를 생각하면서 부르면 울적한 적이 많다. 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긴 곡이다"고 설명했다. 전인권은 15표를 얻으며 역시 3등으로 가까스로 3라운드에 진출했다.
3라운드 미션곡은 전인권의 솔로 1집 수록곡인 '돌고 돌고 돌고'였다. 대결 전 박완규는 "들국화 해체 이후 상심했던 후배 가수들이 다시금 희망을 찾은 노래다"고 해 전인권을 흐뭇케 했다. 이번 라운드도 전인권과 모창능력자들간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방송 내내 여유 있던 전인권도 "내가 떨어질 것 같다"고 자신 없는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 전인권은 탈락자와 3표 차이로 최종 라운드에 가게 됐다. 전인권은 '결과가 어떻냐'는 물음에 "만족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종 우승자가 가려질 마지막 미션곡은 '사랑한 후에'였다. 전인권은 "서른두 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저를 굉장히 예뻐해 주셔서 정말 지독할 만큼 우울증을 앓았다. 그때는 그게 우울증인지도 몰랐다. 너무 슬프게 곡을 쓰지 말고 멋지게 가사를 쓰자 해서 만들어진 곡이다"고 소개했다.
전인권은 '30초 전인권' 한가람 씨와 우승 자리를 놓고 다퉜다. 두 사람은 겨우 단 9표 차이. 전인권은 우승자 발표를 앞두고 "내가 이렇게 확 빠질지 몰랐다. 지금 굉장히 떨리고, 1등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인권은 43표를 얻으며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는 "열심히 산다는 것은 어느 순간 힘이 들 때도 이겨낼 수 있는 거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