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은 음식점 업주들이 음식값에 배달료를 더 쉽게 받을 수 있도록 결제 기능을 추가했다. 평소 현장에서 배달료를 받아 오던 업주들은 편해졌지만 받지 않던 곳까지 배달료를 도입해 소비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점유율 1위 배달 앱의 움직임이 시장의 ‘배달료’ 도입을 확산시킬 수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요기요도, 배민도 ‘배달료’ 서비스
배민은 지난 26일부터 앱상에서 배달료까지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적용했다.
그동안 배민을 이용하던 업주들은 앱상의 업소 정보란을 통해 먼 거리에 대한 ‘배달료’를 공지하고, 직접 현장에서 받았다. 그러다 보니 고객은 앱 내에서 음식값을 결제하고도 배달 음식을 받을 때 추가로 배달비를 지불해야 하는 등 불편을 겪어 왔다. 특히 업소의 배달료 공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소비자가 업주와 갈등을 빚는 일도 일어나기 일쑤였다.
배민 측은 “올 초부터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교촌치킨 2000원)를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배달팁을 추가하는 업소가 많이 늘어났지만, 배민은 배달료 추가 기능이 없어 업주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각 업소 업주들이 스스로 배달팁 추가 여부를 결정해 필요시 직접 설정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으로 뒷받침하는 기능을 미룰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이번 배달료 시스템 도입으로 이용자는 배달 음식 결제 금액에 배달료가 합산돼 한 번에 결제할 수 있게 됐다. 업주들은 배달료를 지역, 요일·시간대, 공휴일 등 업소 사정에 맞게 지정할 수 있다.
이미 '요기요'는 배달 앱을 시작할 때부터 업주가 원할 경우 결제상 배달료를 추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현재까지 요기요 터치 주문을 이용하는 점주 중 1만4000여 곳이 배달료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배달료 넣을까 말까… 사장님 반응은 ‘극과 극’
20만여 개의 배달 음식점들이 등록돼 있는 배민의 배달료 시스템 변화에 점주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업주 입장에서는 “배달료를 받을 수 있게 배민에서 시스템을 열어 준 것 아니냐”며 환영하는 목소리가 많다.
경기도 광명시에서 치킨집을 운영한다는 김모씨(32)는 “배달료가 있는 것을 모르는 소비자가 간혹 있어서, 주문이 들어오면 일일이 전화해서 설명하곤 했다”며 “이제 시스템에서 결제가 가능하고, 거리에 따라 설정도 된다고 하니 편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순수 인건비로 받던 ‘배달료’에서 각종 수수료를 떼야 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배달 음식점 업주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객은 당연히 배달료를 따로 내는 게 귀찮으니 배달료가 (앱 내) 결제에 포함된 곳에서 주문하지 않겠냐”며 “결국 점주들은 배달료에서 외부 결제 수수료나 세금 추가 비용을 뗄 수밖에 없게 됐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는 “안 그래도 2000원의 배달료를 받으면서 매출이 줄었는데, 배달 앱에서 결제하면 배달료에서 또 뭐든 떼어 갈 것 아니냐”고 한탄했다.
배달 음식점 점주들이 너도나도 배달료를 도입하면서 결국 음식값이 상승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목동에 거주하는 변모씨(28)는 “늘 이용하던 곳이 배달료를 받으면 결제를 주춤할 것 같다”면서 “안 받던 곳까지 배달료를 받으려 하지 않겠나. 요즘 음식값도 비싼데 배달료까지 추가되면 이용하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태도 인식 응답률 ------------------------------------------------------ 부정 배달료 지불하기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79.9% 배달료 지급하면서까지 먹고싶지 않다 65.0% 인건비 상승 등 문제로 배달료는 어쩔 수 없다 49.4% ====================================================== 긍정 배달료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다 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