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도엽은 1일 경상남도 양산의 에이원CC 남·서 코스(파70·6950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 61회 KPGA선수권 with A-ONE CC’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를 적어 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08타를 기록한 문도엽은 한창원(27·골프존)과 연장전을 치른 끝에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문도엽은 이번 대회 3라운드까지 1타 차 단독 선두를 지켰지만, 4라운드에서 경쟁자들의 추격이 거세 라운드 내내 선두권이 요동쳤다. 먼저 문도엽을 위협한 이는 한창원이었다. 3라운드까지 7언더파를 기록했던 한창원은 최종 4라운드 전반에만 버디 4개를 잡아내며 무섭게 선두까지 치고 올라왔다. 한창원은 4라운드에서만 5타를 줄였다. 챔피언 조에서 문도엽과 동반 라운드를 한 김봉섭(35·조텍코리아) 역시 선두 경쟁에 가세했다. 김봉섭은 5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선두로 나선 것을 신호탄으로 문도엽, 송영한(27·신한금융그룹) 등과 엎치락뒤치락 선두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김봉섭은 1타 차 선두를 달리다 18번홀(파4)에서 티샷을 해저드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범했고, 연장 합류에 실패했다. 김봉섭은 11언더파로 송영한과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창원은 문도엽과 12언더파로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 문도엽은 8m 내리막, 한창원은 7m 오르막 퍼트를 각각 남겼고 한창원이 더 유리했다. 그러나 이 버디 퍼트가 홀컵을 돌아 나오면서 2차 연장으로 간 것이 뼈아팠다.
팽팽했던 승부는 18번홀에서 이어진 연장 두 번째 홀에서 갈렸다. 한창원이 티샷을 해저드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기록한 반면, 문도엽은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켰다. 안전하게 가도 될 상황이었지만 문도엽은 과감하게 두 번째 샷을 곧바로 핀을 향해 날렸고, 공은 핀 80cm에 붙었다. 갤러리들은 우승을 예감하는 환호를 미리 터뜨렸다. 문도엽은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2013년 KPGA투어에 입문한 프로 6년 차 문도엽은 이번이 생애 첫 우승이다. 그동안 최고 성적은 두 차례 나왔던 준우승이었다. 우승 확정 이후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를 질렀다. 문도엽은 “꿈꾸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들어 주변의 친한 형들이 모두 우승해서 나도 우승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막상 우승하니 꿈꾸는 것 같다. 우승하면 눈물이 나올 줄 알았는데 전혀 안 나온다”며 활짝 웃었다.
문도엽은 우승 상금 2억원과 함께 5년간의 KPGA 코리안투어 시드권 그리고 이 대회 평생 출전권을 받았다. 여기에 오는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 출전권까지 얻었다.
한편 4라운드에서 6타를 줄인 이동하(36)는 합계 10언더파로 박효원(31) 김승혁(32) 유송규(25) 등과 공동 5위를 기록했다. '디펜딩 챔피언' 황중곤(26)은 합계 2언더파 공동 49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