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업계가 친환경 경영, 이른바 '그린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작 단계부터 재활용을 고려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포장재를 친환경 원료로 교체하는 식이다. 식음료 업계는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 사용을 권장하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편의점도 '비닐 OUT'… 재활용 잰걸음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 채널은 물론이고 식품·외식 업계까지 비닐 사용을 중단하고, 일회용품을 줄이는가 하면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포장재 개발까지 다양한 형태로 된 친환경 경영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편의점 GS25는 업계 최초로 12일부터 전국 점포에 종이 쇼핑백을 도입한다. 이번 종이 쇼핑백은 재활용이 쉬운 종이로 제작된 것으로, 크기에 따라 150원(대)과 100원(소)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카페25의 일회용 컵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개인 컵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200원(큰 컵), 100원(작은 컵)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 불필요한 영수증 발급을 자제하기 위해 협력 업체와 손잡고 친환경 포장재로 상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환경 사랑에 동참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일회용 얼음 컵을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완전 투명한 무지 형태로 바꾸기로 했다. 기존 얼음 컵 표면에 표시했던 브랜드 로고와 바코드도 과감히 없앤다.
지난 5일부터 서울 지역 10개 직영점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8월 중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PB 생수 '옹달샘물' 뚜껑을 기존 녹색에서 무색으로 변경해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친환경 소재 일회용 비닐봉지 도입, 휴대용 장바구니 도입, 도시락 뚜껑의 친환경 소재(PET→PP) 변경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CU도 친환경 재질 도입을 검토 중이다. CU 관계자는 "최근 화제인 환경보호 및 재활용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점포에서 사용하는 비닐 쇼핑백·용기·포장재 등 일회용 비품에 대한 효과적인 재활용 및 친환경 운영 방안에 대해 현재 종합적인 차원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 업계도 일회용 줄이거나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
외식 업계도 일회용품 줄이기 노력에 한창이다. 머그잔 사용 권장과 비닐 줄이기는 물론이고 빨대 사용까지 자제하는 분위기다. 종이 빨대를 내놓은 곳도 있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지난 2일 환경부, 환경운동연합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파리바게뜨는 올해 말까지 비닐 쇼핑백 사용량을 90% 이상, 뚜레쥬르는 내년 1월까지 80%까지 감축하기로 했다. 비닐 대신 재생 종이봉투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말까지 연간 26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량을 30% 줄일 예정이며 향후 종이 빨대와 빨대가 필요 없는 컵 뚜껑 등을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맥도날드는 전국 매장에서 머그잔을 사용 중이다. 특히 개인 컵을 갖고 방문하는 고객에게 마일리지와 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등 친환경 캠페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커피빈코리아는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 컵 대신 전용 얼음 컵으로 대체했으며 탐앤탐스도 매장 이용 고객에게 음료를 다회용 컵에 담아 제공하고 있다.
업계는 친환경 경영에 동참하는 업체 수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기존 34%에서 70%까지 끌어올리기로 하는 내용인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지난달 발표하면서 향후 규제 강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일어난 뒤 사회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정부의 강력한 정책도 맞물리면서 불필요한 포장 자제와 함께 친환경 제품 사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