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가 전반기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최다 안타(127개)와 득점(75개) 1위, 타점은 81개로 2위에 올라 있다. 타율은 0.364로 3위. 득점권 타율은 0.433(2위)로 훨씬 높다. 출루율(0.414)과 장타율(0.605)을 합한 OPS(1.019)는 전체 4위다.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김현수는 홈런이 16개로 공동 15위, 2루타는 32개로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김현수는 마감한 전반기를 돌아보며 "시즌 초반에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3월 7경기에서 타율 0.241(29타수 7안타)에 그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김현수가 있어서 LG는 기대 이상 선전할 수 있었다. 김현수는 지난겨울 10년간 몸담은 '잠실 라이벌' 두산을 떠나 LG와 4년 총 115억원에 FA(프리에이전트) 계약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LG 감독을 비롯,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김현수 효과'를 얘기했다.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약 3개월간 빠진 기간 4번 타순에서 중심을 잡아 줬다. '주 포지션' 좌익수와 '낯선 포지션' 1루수를 오갔다. 희생플라이는 9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공격과 수비, 또 팀 분위기 등에서 김현수 효과를 톡톡히 누린 LG는 개막 전 예상을 뒤엎고 전반기를 4위(48승41패1무)로 마쳤다. 최근 5개 시즌(2014~2018년) 전반기 성적 중 가장 좋았다.
리그 최정상급 성적을 올리고 있는 김현수가 돋보이는 이유 중 한 가지는 꾸준함이다. 올 시즌 무안타 경기가 총 15차례, 2경기 연속 무안타는 딱 한 번뿐이었다. 전반기를 14경기 연속 안타 행진으로 마쳤다. 타격 1위 양의지의 무안타 경기는 21차례(84경기), 부상으로 1차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타격 2위 안치홍이 14차례(72경기)였다.
이에 대해 김현수는 "아쉬움을 남기지 않으려고 나의 루틴을 최대한 이어 가려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 있을 때도 그랬지만 미국에 다녀온 뒤 루틴 관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몸 관리를 비롯해 아프지 않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올 시즌 팀이 치른 90경기 전 경기에, 선발 출장하고 있다.
김현수는 2016~2017년 미국 메이저리그를 경험했다. 호기롭게 출발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낯선 땅에서 제한된 기회를 받아야만 했고, 두 번째 시즌에는 볼티모어에서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됐다. 결국 2년 만에 KBO 무대 복귀를 선택했다. 빅리그 191경기에서 타율 0.273(517타수 141안타)로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미국에서 많은 것을 얻고 돌아왔다. 루틴의 중요성이다. 김현수는 "나 역시 갖고 있는 루틴이 있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들에 비해 체계적이지 못했다. 빅리그 선수들은 슬럼프가 왔을 때도 루틴을 유지해 슬럼프를 빨리 벗어나더라. 주전 선수들은 자신만의 체력 관리법도 있다. 연습도 양보다는 질이다. 나도 앞으로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야구를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돈을 주고도 사지 못할 경험을 하고 돌아온 김현수는 이제 후배들에게 루틴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김현수는 일주일에 3~4차례 구장에 일찍 나와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화한다. 올 시즌 커리어 하이 시즌을 예약한 채은성과 양석환이 김현수를 보고 따르는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채은성은 "시범 경기부터 (김)현수 형을 따라 부지런히 훈련하고 있다"며 "웨이트의 무게를 올렸고, 순발력 증진을 위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후배들이 물어 오면 메이저리그의 생활·운동·루틴 등에 대해 소개해 준다.
복귀 이후 첫 시즌 새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는 가을잔치, 그 이상을 내다보고 있다. 김현수는 "가르시아가 없을 때도 팀이 잘했다. 가르시아가 돌아온 뒤에도 다 같이 잘하면 좋겠다"고 후반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