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구단 발렌시아가 이강인과 재계약 소식을 전했다. 발렌시아는 지난 21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과 2022년 6월 30일까지 기간을 연장하는 재계약을 맺었다'며 바이아웃 금액을 8000만 유로(약 1058억원)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강인이 1군 팀과 스위스 전지훈련을 함께할 예정이다. 다음 시즌에는 1군 팀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여 기대감을 전했다.
바이아웃은 선수의 최소 이적료를 뜻한다. 만약 다른 구단이 발렌시아의 동의 없이 이강인을 데려가고 싶을 경우 바이아웃 금액 8000만 유로를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아직 17세에 불과한 데다 1군 무대를 밟지 않은 '유망주' 이강인에게 1000억원이 넘는 바이아웃 금액을 책정한 것은 의미가 크다. 그에게 얼마나 큰 기대를 품고 있는지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이강인의 이번 바이아웃 금액은 발렌시아 유소년 중에서 지난 시즌 1군으로 승격한 페란 토레스(18)가 기록한 1억 유로(약 1329억원) 다음으로 높은 금액이다. 발렌시아 지역지 레반테-EMV는 이강인의 재계약 소식에 '보석을 지켜 냈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발렌시아 홈페이지 캡쳐
이강인은 2007년 KBS의 TV 프로그램인 '날아라 슛돌이' 3기에서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7세라는 어린 나이로 놀라운 실력을 선보여 '축구 천재'로 화제가 됐다. 남다른 축구 실력을 바탕으로 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팀에 입단했고, 방송 4년 뒤 2011년 스페인에 날아가 입단 테스트를 거쳐 발렌시아 유니폼을 입게 됐다. 어린 나이에 유럽 무대에 발을 들여놓은 이강인은 입단 뒤 차근차근 팀의 신뢰를 쌓아 나갔다. 유소년팀 소속으로 출전한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보였고, 2013년 12월에는 블루 BBVA 국제 대회에서 4골을 터뜨리며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특히 이 대회 때는 스페인 국가대표 출신 로베르토 솔다도(33·페네르바체)가 이강인의 프리킥골을 극찬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후베닐 A로 승격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발렌시아 B팀으로 올라와 프로 무대를 밟았다. 17세로 2017~2018시즌 스페인 세군다 B(3부리그)에서 11경기 1골을 기록하며 발렌시아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이강인의 활약상은 여러 빅클럽들의 시선을 끌었다. 같은 프리메라리가의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는 물론,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맨체스터 시티 같은 명문 구단들도 그에게 관심을 보였다. 공들여 이강인을 키워 온 발렌시아는 그를 지키기 위해 2019년까지 계약을 연장했고, 이번에 다시 1000억원이 넘는 바이아웃 금액을 붙여 2022년까지 재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2019~2020시즌부터 1군 등록을 보장하면서 '특급 대우'를 약속했다. 이강인에 앞서 큰 기대를 받았던 페란 토레스 역시 같은 길을 걸으며 1군 무대에 데뷔한 점을 고려하면, 다음 시즌 이강인이 1군에 데뷔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곧 10대의 나이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무대에서 뛰는 이강인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