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체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정부의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 인하 발표로 하반기 판매 실적에 '파란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9일부터 출고되는 자동차 개소세를 기존 5%에서 3.5%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개소세 인하는 시행령 개정 사항으로, 늦어도 내달까지 시행령을 개정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시행령 개정 전이라도 19일 이후 출고분에 대해선 개소세 인하가 적용된다.
정부의 개소세 인하 결정으로 수입차 업계는 하반기 자동차 판매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전보다 수입차들의 입지가 강화된 상황에서 개소세 인하 효과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수입차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는 차 가격이 비쌀수록 감면 혜택이 커진다는 점에서 수입차의 수혜가 국산차보다 클 것"이라며 "일부에서는 개소세 인하 영향으로 수입차 시장이 올해 사상 첫 30만 대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고 말했다.
앞서 2015년 개소세 인하 당시에도 수입차 판매가 20만 대를 넘어선 바 있다. 2014년 판매 대수는 19만6359대였다. 수입차 판매량은 이미 역대 신기록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14만109대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8.6% 증가했다.
이는 2015년 기록한 역대 최대 상반기 판매량(11만9832대)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1~6월 내수 시장점유율 역시 전년(13.2%)보다 2.4%포인트 상승한 15.6%다.
국산차 판매량이 2.9% 감소한 75만7003대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수 소비자들이 수입차로 갈아타고 있는 셈이다.
수입차 판매 1위인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는 상반기 4만1069대를 판매, 르노삼성의 4만920대를 넘어서며 국내 시장 4위에 올라섰다.
이미 수입차 업체들은 추가 할인 등 개소세 인하 혜택을 누리기 위한 가격 조정에 나선 상태다.
벤츠는 딜러들에게 가격 조정 내역을 보냈다.
이에 따르면 E클래스의 경우 가격이 최대 200만원 낮아진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LC는 최대 120만원이 인하된다. 여기에 딜러별로 추가 할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구매 가격은 이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
BMW 역시 개소세 인하분을 반영한 세단 가격을 공개했다.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는 오는 12월 31일까지 전기차를 제외한 모든 BMW 모델들의 가격이 최소 30만원에서 최대 180만원까지 낮아진다. BMW 320d는 기존 5150만원에서 60만원 내려간 5090만원에 판매된다.
520d M 스포츠 패키지 플러스와 730d xDrive M 스포츠 패키지 가격은 각각 90만원, 140만원 내려간다. 뉴 M5는 180만원 인하된 1억4510만원에 판매된다. BMW의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MINI) 역시 차량 가격이 40만원에서 70만원가량 내려간다. 폭스바겐과 도요타 등은 조만간 조정된 가격을 고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