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누나 시신을 10개월간 반지하방에 방치했다가 노란색 비닐봉지에 담아 골목길에 버린 40대 지적 장애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안양만안경찰서는 사체유기 등 혐의로 조모(46)씨를 긴급체포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씨는 이날 오전 0시 20분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한 주택가에 누나(50)의 시신을 노란색 비닐봉지에 담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신을 들고나와 골목길에 버린 조씨는 이를 목격한 행인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시신은 오랜 시간 부패해 시랍된 상태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시랍은 시신이 물이나 진흙 속 등 공기와 접촉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부패하지 않고 밀랍과 같은 상태로 원형을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2년 전 뇌전증으로 쓰러진 누나를 자신의 반지하 월세방에서 수발해 온 조씨는 지난해 9월 외출한 사이 누나가 숨을 거두자 시신을 그대로 둔 채 집을 나와 여인숙을 전전했다.
조씨는 이달 계약 만료로 집주인에게서 연락이 와 “집에서 냄새가 나니 청소를 하고 집을 비워달라”라고 하자 시신을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다세대주택에는 총 4가구가 살고 있었고 반지하방에는 조씨 남매가 살았다.
경찰 조사에서 조씨는 “무서워서 그냥 도망쳤다”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적 장애인인 조씨가 누나의 사망을 신고하는 방법을 잘 몰라 시신을 유기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조씨에 대해선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