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극장가의 특징은 다양성이다. SF 판타지부터 첩보 액션, 스릴러와 멜로까지 거의 모든 장르의 영화들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25일 개봉한 '인랑(김지운 감독)'과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을 필두로 8월 1일 '신과함께-인과 연(김용화 감독)', 8월 8일 '공작(윤종빈 감독)'과 '맘마미아!2(올 파커 감독)', 마지막 주자인 8월 15일 '목격자'까지 여름 대목 4000만 관객을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벌인다.
다양성이 특징인만큼, 이들 작품은 제작비부터 준비 기간, 컴백에 걸린 기간까지 천차만멸이다. 누가 가장 많은 돈을 들였는지, 5년간 준비한 영화와 22년간 지속된 영화는 무엇인지 여름 극장가 대전을 숫자로 살펴봤다. ▶제작비…'목격자' 45억원부터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1989억원까지
'목격자'가 가장 적은 돈을 들여 투자배급사 NEW의 여름 시장 텐트폴 영화로 나선다. 순제작비 45억원으로 이른바 허리급 영화다. 살인마의 범행 현장을 목격한 상훈(이성민)이 범인의 다음 타겟이 된다는 이야기를 담은 추격 스릴러다. 비교적 적은 제작비를 들였다지만 구성은 가볍지 않다. 아파트라는 한정적 장소를 배경으로 삼았음에도 차량 추격신 등 제작비를 꽤 들인 볼거리도 준비돼 있다. 다음 영화에서부터는 제작비가 훌쩍 뛴다. '공작'이 165억원을 순제작비로 썼다. 1900년대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을 가진 스파이가 남과 북을 오가며 벌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첩보 영화지만 일반적인 할리우드 스파이물이 보여주는 방식을 선택하지 않는다. 총이 아닌 말로 첩보전을 벌인다. 165억원의 제작비는 액션보다는 당시의 리얼리티를 살리는데 쓰였다. 스크린 가득 1990년대의 남과 북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신과 함께-인과 연'의 제작비는 추정치다. 전편과 이번 작품을 합해 350억원의 제작비를 들였으니, 그 반인 175억원으로 추정했다. 전편이 그렇듯 이승과 저승의 일들을 화려한 CG로 표현했다. CG 기술 자랑 대회와도 같은 이 영화에 막대한 제작비가 소요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어 '인랑'이 순제작비 190억원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 2029년 가상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하는데다 강화복이라 불리는 특수한 슈트 제작에 많은 돈이 투입됐다. 김지운 감독이 "강화복 만드는데 제작비를 다 썼다"고 말할 정도. 할리우드 영화로 넘어가면 이미 규모부터가 다르다. 많은 돈이 드는 액션신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맘마미아!2'가 한국돈으로 838억원을 들였다. 물론, 콜린 퍼스부터 피어스 브로스넌까지 몸값부터 차원이 다를 터니 당연한 수준의 제작비다. 역시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 1989억원으로 상상 이상의 돈을 들여 제작됐다. 앞서 한창 촬영 중 제작비가 많이 들어 중단될 수도 있다는 보도가 외신을 통해 등장했을 정도. 덕분에 만들어진 볼거리는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차는 물론 헬기, 보트, 오토바이로 추격신을 벌이고, 아낌없이 때려부수며 액션신을 펼친다. CG가 아닌 진짜 익스트림 액션을 위해 통크게 제작비를 쏘고 시원한 재미를 만들어냈다.
▶전작 흥행 성적…'맘마미아!' 457만명부터 '신과함께-죄와 벌' 1441만명까지
6편의 주요 경쟁작 중 3편이 시리즈다. 먼저 '맘마미아!2'는 제목에서부터 2편임을 나타낸다. 전작인 '맘마미아!'는 457만 명의 관객을 국내 극장에서 불러모은 바 있다. 아바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 영화는 당시 기대 이상의 흥행을 이끌어냈다. 한화로 582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전세계적으로 683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의 전편인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은 612만 명의 최종 스코어를 기록했다.
이번 영화를 제외한 5편의 시리즈 중 가장 높은 관객수를 기록했던 작품은 4편인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로, 75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두 영화의 전편 흥행 성적을 합해도 '신과함께'를 따라잡을 순 없다. 전편인 '신과함께-죄와 벌'은 1441만 명을 극장으로 불러모았다. 국내 관객 동원 역대 2위의 성적이다. '신과함께-인과 연'의 1000만 관객 돌파를 기대하는 이유는 단연 전편의 놀라운 대박 때문이다. ▶'인랑'의 5년,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의 22년 '공작'은 황정민·이성민·주지훈의 첫번째 칸 국제영화제 작품이었다. 이성민과 주지훈은 처음 초청됐고, '곡성'으로 참석하지 못했던 황정민은 처음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목격자'는 이성민의 2번째 영화다. '로봇, 소리'로 처음 단독 주연을 맡았던 그는 2년 반 만에 다시 단독 주연으로 스크린에 선다. '로봇, 소리'로는 흥행에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지금의 이성민은 다르다. '인랑'은 주연배우 강동원이 처음 시나리오를 받은 지 5년 만에 세상의 빛을 봤다. 김지운 감독이 2013년 처음 '인랑'의 시나리오를 건넸지만 여러번 제작이 무산됐기 때문.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제작돼 스크린에 걸리게 됐다.
'맘마미아!2'는 10년 만에 컴백한다. 2008년 1편이 개봉했고,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만에 다시 관객을 찾아왔다. 오랜 세월이 흐른 만큼 많은 설정이 바뀌어 전편과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은 시리즈 22년의 역사를 영화에 녹였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리즈라고 정의해도 과언이 아닐 '미션 임파서블'은 이번 6번째 영화로 시리즈 사상 개봉 첫날 관객수 신기록(60만 명)을 세우면서 22년 역사의 위력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