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한 듯 했지만 할 말은 다했다.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이영준을 연기한 박서준(30)이 드라마가 끝나갈 무렵 터진 열애설로 다시 한 번 불을 지폈다.
박서준과 열애설의 주인공은 같이 호흡을 맞춘 박민영. 두 사람이 3년 이상 열애했고 그 과정도 증거도 '우연치곤'이라는 말로 표현 못 할 것도 많았다.
드라마의 여운이 가시기 전 박서준을 만났다. 드라마 자체의 인기도 높았고 그가 연기한 이영준의 반응도 좋았지만 어쨌든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 건 열애설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 워낙 드라마에서 보여준 케미스트리가 좋았기에 난 해프닝이라기엔 설명할 게 많았다.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보고 느낀 건 '이 자리가 많이 긴장됐구나'였다. 박민영과 호흡을 물으니 드라마와 관련된 이상한 얘기를 늘어놓았다. '박민영' 이름을 직접 언급하는걸 최대한 자제했다. 열애설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까지, 일단 들어보자.
-드라마가 끝났다. 소감이 남다를텐데. "끝난지 일주일이 다 됐는데 막바지까지 정신 없이 촬영하다보니 종영한지 한 달이 넘은 거 같다. 재미있게 잘 촬영했고 시청자들에게 좋은 선물을 줄 수 있어 뿌듯하다.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분량이 많아 힘들었을텐데. "맞다. 분량이 너무 많아 쉬는 날이 거의 없었다. 초반에 이미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였다. 책임져야하는 마음이 있어 끝까지 지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인생 캐릭터라는 평가를 받았다. "나중에 어떤 캐릭터를 또 연기하게 될 지 모르겠어서 마음 속에서는 인생 캐릭터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여기면 고유의 색깔이 돼 버릴 거 같다."
-원작이 있었다. "접근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왜냐하면 나는 현실적이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추구하는 편인데 이영준은 나르시스트 설정이라 현실에서는 잘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다. 다만 배우로서 자기 복제를 하는 것보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선택했다. 작위적인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극에 스며들게 하려고 애썼다."
-대본을 처음 봤을땐 어땠나. "사실 막막했다. 원작이 있고 만화와 소설에 있지 않냐. 드라마화 작업은 또 다르다. 실사이다보니 만화에서는 수긍할 수 있어도 드라마에서는 이질감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본을 보며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어디있어' 싶었다. 만화와 드라마, 그 중간 지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어떻게 극복했나. "설정 자체가 과하고 현실에서 볼 수 없어 나한테 숙제는 '어떻게 하면 현실에 이런 사람이 있을까' 궁리였다. 입밖으로 꺼낼 때 굉장히 어색했다. 자연스럽게 느끼는 과정이 중요했다. 초반에 시청자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린 거 같은데 좋아해준 사람이 많아 다행이다."
-베드신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 "연기자에게 베드신은 힘들어 감독에게 의지를 많이 한다. 대본만 봤을 땐 상황이 그려지지 않았다. 현장에서 카메라 구도를 보고 반영하는게 많다. 최대한 자연스럽고 현재 진행 관계를 고려한다. 이 베드신이 첫날밤인지 오래 사귄 연인과 장면인지가 중요하다. 장면이 야했다기보다 분위기가 그랬다. 촬영할 때 모니터를 못해 몰랐는데 방송을 보니 훔쳐보는 각도로 나오고 연출과 조명이 야했다."
-리본을 푸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는데. "원래 대본에는 단추를 풀게 돼 있었는데 박민영이 리본 달린 옷을 입고 왔더라. 그건 박민영이 상황을 고려해 선택을 잘 했다고 본다."
-오글거리는 대사가 참 많았다. "실제 나와 너무 다르기 때문에 그걸 견디는게 몫이었다. 그나마 내 장점은 오글거리는 대사와 상황을 최대한 담백하게 해내는 거라고 생각했다.그런 부분에 있어서 신뢰하고 자신감이 있다. 담백한 방향으로 하면 어떠냐고 감독님께 제안했다. 원래 '영준이 이 녀석' 대사도 '이영준 이 녀석'인데 재미있게 풀어내려고 바꾼 것이다. 그 후로 작가님이 수정된걸 반영해 대본에 썼다. 아우라를 뿜어내는 장면도 처음엔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했는데 극단적으로 해버려 웃음을 줬다."
-후반부엔 매회 키스신이 빠지지 않았다. "첫 키스신부터 남자가 아닌 여자가 주도적이었다. 그래서 시청자의 반응도 더 크게 왔다. 어떻게 보면 카리스마 있는 여성 캐릭터다. 장롱 키스신도 있었는데 공간이 협소하고 세트이다보니 투 샷 위주의 연출을 해 그동안 참아왔던 두 사람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롱이라는 공간이 주는 묘한 분위기가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