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엔트리가 일부 교체된다. 부상과 부진 탓이다.
KBO는 최근 선동열(55) 국가대표 전임 감독과 실무 미팅을 통해 부상 선수에 대한 교체 방침과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8월 10일을 기준으로 부상 등 현역 선수 엔트리에서 제외된 선수는 교체하기로 했다.
7일 현재 1군 엔트리에 제외된 선수는 SK 최정, 두산 박건우 2명이다. 최정과 박건우는 부상이 심각해 교체가 유력하다. 내야수 최정은 왼허벅지 근육 손상으로 7월 25일 1군에서 제외돼 현재 재활 중이다. 외야수 박건우는 지난 3일 오른옆구리 근육 미세 손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두 선수 모두 복귀까지 3~4주 진단을 받았다. 몸 상태를 빨리 끌어올린다면 대회 출전도 가능하겠지만, 실전 감각이나 향후 부상 발생 가능성을 고려하면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교체는 4월 9일 발표한 109명의 예비엔트리 내에서만 가능하다. 최정의 빈자리에는 허경민(두산) 황재균(kt) 이원석(삼성) 등이 대체 후보로 손꼽힌다. 외야진의 경우 나성범(NC) 이정후(넥센)가 예비엔트리에 있다. 다만 대표팀 내 나머지 4명의 외야수(LG 김현수, 롯데 손아섭, 두산 김재환, 삼성 박해민)가 모두 좌타자여서, 민병헌(롯데)·김동엽(SK) 등 우타 외야수가 선택될 가능성도 있다.
엔트리 발표 이후 부진한 선수도 교체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KBO는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판단해 몸에 이상이 있어 대회 기간 국가대표 선수로서 정상적인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선수는 이번 아시안게임 엔트리에서 교체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상적인 기량 발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선수'라는 점에서 심각한 부상 외에도 교체할 수 있다고 시사하는 셈이다. 엔트리 구성부터 적잖은 논란에 시달린 이번 대표팀은 일부 선수들이 엔트리 발탁 이후 깊은 부진에 빠져 있는 등 교체 가능성이 솔솔 제기됐다.
단순한 부진으로 교체가 이뤄질 순 없다. 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제 대회는 최종엔트리를 건넨 뒤에 부상을 이유로만 교체가 가능하다. KBO도 보도자료에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판단해 몸에 이상이 있어'라는 조건을 달았다. 즉, 최근 한 달 사이 부상 혹은 몸 상태에 이상이 있고, 부진까지 겹친 선수가 교체 후보가 될 전망이다. KBO 관계자는 "감독의 의중을 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현재 큰 부상이 아니더라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지나치게 페이스가 떨어진 경우 교체를 검토해 보겠다는 구상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여론의 흐름과 남은 기간 반등의 계기를 보이냐가 선택의 변수다.
금메달을 획득한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 감독은 임태훈(당시 두산)이 부진하자 윤석민(KIA)과 교체했다. 임태훈은 엔트리 발표 전 38경기에서 5승3패 1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했는데, 발표 직후 7경기에서 1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9.82로 성적이 뚝 떨어졌다. 반면 윤석민은 2008년 평균자책점 1위(2.33) 다승 공동 2위(14승)에 오를 만큼 페이스가 좋았고, 실제 대회에서도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엔트리가 대거 교체되진 않을 전망. 소폭 교체가 유력하다. 대회를 코앞에 두고 많은 선수를 바꾸기 어렵고, 선수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선수단 사기를 고려해서다.
선 감독은 "최상의 전력을 구성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에 변함이 없다. 국가대표로 출전하고자 하는 선수 개인 의지가 강하다 하더라도 경쟁력을 갖춘 최상의 팀 전력을 위해서 몸에 이상이 있는 선수는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 국가대표팀 선수 구성의 원칙이다"라는 뜻을 밝혔다.
KBO는 부상 선수 교체 시 대한체육회가 정한 최종일까지 점검한 뒤 승인 신청할 예정이다. 다음 주 초 엔트리 교체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대표팀은 오는 18일 공식 소집 이후 잠실야구장에서 국내 훈련을 소화한 뒤 23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