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직접 만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들이 주기적으로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국민은행 앱에서 이체 거래가 먹통이더니, 이번에는 신한은행 모바일 뱅킹에서 이체 중 오류가 발생돼 고객들의 불만을 샀다.
‘수수료’ 아끼자고… 이체 중 ‘9’ 메시지
7일 오후 11시께 신한은행의 모바일 앱 ‘신한 쏠(SOL)’로 이체하려던 고객 A씨가 오류 메시지를 받았다.
이체 중 ‘이체 수수료’를 신한 포인트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9’라고 쓰인 알 수 없는 팝업 메시지가 떴다. 수수료를 포인트로 처리하려면 ‘신한FAN 클럽’에 전환 가입해야 하는데, 가입 약관에 동의하는 과정에서 ‘전체 동의’가 체크되지 않더니 오류 창이 발생된 것이다.
A씨는 “접속 오류 같은 의미 있는 메시지도 아니고, ‘9’라고 쓰인 화면만 20번 봤다. 계좌 이체하는 수수료 500원을 아끼자고 30분을 버렸다”며 “다른 은행의 모바일 앱도 그렇고, 은행 앱들은 유난히 불안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4월에도 신한은행의 모바일 뱅킹 앱은 접속 장애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 오후 7시부터 1시간 30분 정도 ‘쏠’의 접속 장애가 발생, 이용하려던 고객들은 '네트워크 오류로 인해 정상적인 데이터를 수신하지 못했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받아야 했다.
당시 신한은행은 '보다 나은 서비스 환경을 위한 시스템 개선 작업 중 일부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고 공지했다.
쏠은 신한은행이 올해 2월 22일 출시한 모바일 통합 앱이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취임한 뒤 디지털 역량을 집결한 첫 번째 성과물로 여겨지며, 은행권 내에서도 ‘잘 만든 앱’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원인을 파악 중이다. 가입 과정에서 일부 고객에게서 나타난 오류인 것 같다"며 "‘9’라는 오류 메시지만으로는 파악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 빠르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잊을 만하면 또… 은행 ‘모바일 앱’ 오류
은행권 모바일 앱의 불안정한 증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가장 최근에는 KB국민은행의 모바일 뱅킹 앱 ‘스타뱅킹’에서 지난달 31일 오전 6시께부터 이체 오류가 발생, 6시간 만에 복구됐다. 이체 거래가 막히며 돈 거래량이 많은 말일 오전 내내 상당수의 고객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KB국민은행은 ‘이체 거래가 필요할 경우 인터넷뱅킹 이체 거래를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앱 서비스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시스템 재가동 과정에서 프로그램 간 오류가 발생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은 차세대 전산 시스템 도입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발생하며 민원이 폭주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차세대 전산 시스템 ‘위니’를 도입했으나 가동 첫날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이 실행되지 않는 등 장애가 발생됐다. 또 원터치 알림 앱 먹통, 인터넷뱅킹 접속 장애 등이 발생됐다.
이에 은행연합회가 시중은행의 민원 발생 건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민원 건수는 상반기 90건에서 하반기 682건으로 677.7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IT 서비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은행의 기반 시스템은 IT 기업이 사업을 수주해 구축해도, 자체 모바일 앱의 경우 은행들이 직접 구축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IT 기업들이 만드는 것에 비해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