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새 월화극 '러블리 호러블리'가 오늘(13일) 첫 방송된다. 한 명이 행복하면 한 명은 불행한 '운명 공유체'라는 설정, 드라마 작가 송지효(오을순)가 쓰는 대로 현실이 된다는 기묘한 스릴러가 눈길을 끈다. 정통 공포물은 아니지만, 호러 코드에 목말랐던 시청자라면 기대해봄 직하다. 로맨스지만,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MBC '사생결단 로맨스'와는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대진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작품의 미래는 어둡다. 연출을 맡은 강민경 PD가 촬영 현장에서 한 여배우에게 "왜 세월호 유가족 표정을 짓냐"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현장에서 배우, 스태프에게 공개 사과하고 세월호 가족협의회에도 전화 사과했지만, 여론은 냉담하다. 대중이 색안경을 벗고 작품 그대로를 봐줄 수 있을지 관건이다.
KBS 2TV '러블리 호러블리'
줄거리 : 운명을 공유하는 한 남녀가 톱스타와 드라마 작가로 만나면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을 그린 호러 로맨틱 코미디. 등장인물 : 박시후·송지효·이기광·함은정·최여진 등
김진석 (●◐○○○)
볼거리 : 무더운 올 여름을 시원하게 해줄 수 있는 '호러' 양념이 툭툭 들어간 드라마다. 소재의 신선함이 있다. 주말극으로 복귀하고 미니시리로 온 박시후의 심기일전.
뺄거리 : PD의 언행으로 봐서는 별점 하나도 아깝다. 상식선 밖의 말로 이미 드라마를 봐야할 기대치를 다 뒤집었다. 생각해보면 PD 발언이 아니었어도 그닥 끌리는 소재는 아니다. PD가 던진 부메랑이 곧 되돌아 올 조짐이다. 아 그리고 송지효도 타율 높은 배우는 아니다. '런닝맨' 이미지 때문이지.
황소영 (●●○○○)
볼거리 : 호러 로맨틱이라는 장르가 뚜렷한 차별 노선을 보여준다. 경쟁작들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인데 여기에 호러를 추가, 자신들만의 색을 가진 것. 호러물이 방송가에서 자취를 감춘 만큼 더운 여름 날 호러로 유쾌한 재미까지 겸한다면 그야말로 유리한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뺄거리 : 강민경 PD의 세월호 관련 발언은 사과한 이후에도 결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과연 초반 우려의 시선,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한 여론을 뒤집을 수 있을까. 더구나 월화극 기선은 이미 '서른살이지만 열일곱입니다'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 고전이 예상된다.
이아영 (●◐○○○)
볼거리 : 작가 지망생 송지효가 신들린 듯 집필한 '귀, 신의 사랑'이 그대로 현실이 되면서 8년 전 사건을 파헤친다는 스릴러 요소가 신선하다. 정통 공포물과 비교할 순 없겠지만, 여름밤 으슬으슬한 분위기는 낼 수 있지 않을까. 지지리 운 없는 여자를 연기하는 송지효의 사정 없이 망가지는 연기도 흥미를 유발한다.
뺄거리 : 아무리 재밌는 드라마라도 시청자가 보지 않는다면 답이 없다. 하지만 강 PD 문제 발언 때문에 시청자들이 '절대 보지 않겠다'며 보이콧을 선언해 마음 돌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박시후의 퇴보한 연기력도 걸림돌이다. 전작 '황금빛 내인생'에서 연기력을 지적받았던 박시후가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