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극장가 전쟁이 시작된다. 김명민의 '물괴(허종호 감독)'·조인성의 '안시성(김광식 감독)'·조승우·지성의 '명당(박희곤 감독)'·손예진·현빈의 '협상(이종석 감독)'이 관객의 마음을 잡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올해 추석은 어느 해보다도 뜨거운 격돌이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한 주 정도의 개봉일 격차를 두기 마련이지만, 3편의 기대작이 9월 19일 같은 날 동시 개봉하기 때문이다. 김명민·조인성·조승우·현빈까지 충무로를 대표하는 남자 배우들의 맞대결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최초 크리쳐 사극 '물괴'
'물괴'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가 나타나 공포에 휩싸인 조선, 그리고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카운트다운'·'성난 변호사'를 만든 허종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배우 김명민이 선두에 서고 김인권·혜리·최우식이 출연한다. 연기돌 혜리의 첫 사극 도전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물괴'는 특히 국내 최초 크리쳐 사극임을 강조한다. 조선을 배경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과 이에 맞서는 배우들의 액션이 볼거리다. CG로 구현된 상상 속 생명체 물괴의 모습이 얼마나 리얼할지가 관건이다. 경쟁작들보다 한 주 앞선 9월 13일 개봉한다.
순제작비만 180억원 '안시성'
'안시성'은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추석 개봉 영화 중 가장 많은 제작비를 들여 최고 기대작으로 꼽힌다. 순 제작비만 180억원, 총 제작비 215억원 가량이 쓰였다. 막대한 물량 공세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진지한 사극이라기보다는 전투신과 액션에 집중한 제대로된 상업영화다. '내 깡패 같은 애인'·'찌라시: 위험한 소문'의 김광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특히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이 관객의 구미를 당긴다. 주인공인 안시성의 성추 양만춘을 조인성이 연기하고, 남주혁·엄태구·설현 등 충무로 젊은 피들이 한데 모였다. 9월 19일 개봉을 가장 먼저 공식화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관상' 잇는 역할 3부작 '명당'
'명당'은 '관상'과 '궁합'을 잇는 제작사 주피터필름의 역학 3부작 중 마지막 주자다.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다. '인사동 스캔들' '퍼펙트 게임'의 박희곤 감독의 작품이다. '안시성' 못지않게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주인공 조승우를 중심으로 지성·백윤식·김성균·문채원·유재명·이원근 등이 출연한다. 명당이라는 소재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의 사극이라는 점 등 추석 맞춤 영화로 손색이 없다. 게다가 최근 몇년간 영화 '내부자들'·tvN 드라마 '비밀의 숲'·JTBC 드라마 '라이프' 등 출연작을 모두 성공시킨 조승우의 출연만으로도 시선이 쏠린다.
손예진+현빈+JK필름 '협상'
3편의 사극 '물괴'·'안시성'·'명당'에 맞서는 유일한 현대물이다. 소재도 신선하다. 한국영화 최초로 협상이라는 소재를 스크린 안으로 끌어들였다. '협상'은 태국에서 사상 최악의 인질극이 발생하고, 제한시간 내 인질범 민태구(현빈)를 멈추기 위해 위기 협상가 하채윤(손예진)이 일생일대의 협상을 시작하는 범죄 오락 영화. '국제시장' 조감독을 거쳐 '히말라야'를 각색한 이종석 감독의 데뷔작이다. 현빈은 이 영화를 통해 생애 첫 악역 연기를 선보인다. 멜로 여신 손예진은 사랑 대신 협상을 한다. 협상 전문가로 분해 제대로된 걸크러시를 담아낸다. '해운대'·'국제시장' 2편의 1000만 영화를 제작했고, '공조'·'그것만이 내 세상' 등 손 댔다 하면 흥행시키는 제작사 JK필름이 야심차게 내놓은 작품이다. 아직 공식화하지는 않았으나 9월 19일 개봉해 '안시성'·'명당'과 정면대결을 펼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