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선은 일명 '여배우 스캔들', '이재명 스캔들' 당사자이자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소환 조사에 응하기 위해 22일 오후 2시 경기 분당경찰서에 출석했다. 김부선은 앞서 예고된 대로 변호사 등 동행인 없이 '홀로' 자신의 차량을 이끈 채 경찰서를 찾았고, 취재진 앞에서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낭독, 질의응답에도 성심성의껏 답변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지난 6월 '이재명 캠프 가짜뉴스대책단'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김부선을 고발한 사건과 관련, 김부선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일 오후 김부선이 직접 경찰에 출석을 통보를 하면서 결정됐다.
지난 2013년 김부선의 폭로로 불거진 '이재명의 스캔들'은 김부선의 사과와 함께 일단락 됐으나 6월 지방선거 기간에 김영환 전 경기도지사 후보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재점화됐다.
블랙 원피스를 차려입고 특유의 당당한 걸음과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선 김부선은 짤막한 질의응답을 마친 후 A4 용지 한 장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조사를 앞두고 있는 심경과, 이재명 지사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낱낱이 드러냈다. 이는 이재명 지사를 향한 '최후통첩'이나 다름 없었다.
"이재명 지사는 잘 들어주길 바란다"고 운을 뗀 김부선은 "나 김부선은 여기까지 오기를 원치 않았다. 그러나 진실을 말하러 경찰에 왔다. 이재명 지사가 나에게 어떤 청탁을 하고 내 딸과 나를 명예훼손, 인격살인 했는지 다 밝히겠다"고 통보했다.
김부선은 "죽어가는 강아지와 함께 삶을 끝내려 했으나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딸과, 공지영 작가의 응원에 힘입어 죽을 각오로 거짓과 싸우려 한다"며 "인간 김부선이 인간 이재명을 법정에 세우겠다"고 단언했다. 이 과정에서 김부선은 울컥한 속내를 감추지 못한 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부선은 "소수를 속일 수는 있지만 다수를 속일 수는 없다. 수구 세력에 당하는 당신을 보호해 왔지만 더 이상 보호하지 않겠다. 보호할 가치가 없다"며 "이재명 지사의 번복이 증거다. 정치인은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책임이다"고 전했다.
김부선은 경찰에 출석하며 끝내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다. 누구의 입을 통해서가 아닌, 자신의 일을 자신이 직접 말하고, 스스로를 변호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결정으로 보인다. 김부선은 "'변호사 선임은 하지 않더라도 조력은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이 있어 조력만 받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부선은 "지극히 둘만의 사생활이었고, 그래서 진심 어린 사과만을 원했지만 이재명 지사는 오히려 99만가지 거짓말을 하며 악수를 뒀다. 끝내는 나를 정신병자로 몰아갔다. 그 책임을 물을 것이고, 반드시 법정에 세우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김부선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지지자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현장 곳곳에 자리한 후 김부선의 입장 발표가 끝나자마자 '김부선 파이팅', '김부선 응원한다' '○○가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고 외쳐 눈길을 끌었다.
김부선이 경찰에 자신 출석함에 따라 '이재명 스캔들'은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이미 처음 언급됐던 시기부터 5년째 이어지고 있는 사건이다. 결국 누구 한 명이 끝장날 때까지는 끝나지 않을 상황에 놓였다.
특히 김부선이 조사를 통해 기존 주장에서 새로운 내용이나 증거를 덧붙인다면 파문과 후폭풍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김부선의 최종 목표나 다름없는 이재명 도지사를 법정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여부도 관건이다. 김부선의 입에 많은 것이 달렸다.
한편 분당경찰서는 지난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여배우 스캔들' 의혹을 본격적으로 제기한 바른미래당 김영환 전 경기도지사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고발한 사건(지능범죄수사팀)과, 이재명 캠프 가짜뉴스대책단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김영환 전 후보와 김부선을 맞고발한 사건(사이버팀)을 병합해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