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개막했다. 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잠시 경쟁을 벗어나 금메달 획득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뛴다. 야구팬은 지난해 3월 열린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대표팀의 경기를 확인할 수 있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었다. 병역 혜택을 노리기 위해 군 입대를 미룬 오지환과 박해민이 발탁되며 논란이 커졌고, 엔트리 발표 뒤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한 선수 4명이 교체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첫 번째' 탈락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선수가 다시 기회를 얻기도 했다.
선동열 감독은 대표팀 첫 소집일이던 18일 "이제 최상의 전력을 갖췄다"고 했다. 면모를 들여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타선은 역대 국제 대회 대표팀 전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박병호(넥센), 김현수(LG), 김재환(두산)은 고정 4번 타자, 안치홍(KIA), 김하성(넥센), 황재균(KT)는 최소 60타석 이상은 소화했다.
웰뱅톱랭킹으로 살펴보면 대표팀 타선의 화력을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웰뱅톱랭킹은 KBS N SPORTS, 스포츠투아이㈜, 웰컴저축은행이 공동 개발한 신개념 야구 평가시스템이다. 플레이별 점수에 경기 중 상황 중요도에 따른 가산점과 승리 기여도를 더해 선수를 평가하는 웰뱅톱랭킹은 타율은 낮고 실속 없는 홈런만 많은 타자, 승수는 많은데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져 불펜 소모를 야기하는 투수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득점 산정에 승리기여도(WPA/Win Probability Added)와 상황중요도(LI)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같은 안타라도 LI에 따라 가산점이 다르다. 개별 능력치와 팀 기여도를 모두 아우른다.
타자 부문 토탈 차트에서 국내 선수 1~3위를 기록한 선수들이 모두 대표팀에 있다. 1위는 김재환이다. 최종점수 1586.5점을 기록했다. 1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33홈런·99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2위, 타점 3위다. 기본점수(1208.1점) 1위, 승리기여도(378.4점)는 2위다.
2위는 김현수다. 1505.3점을 획득했다. 타점(101개), 득점(95점), 안타(164개) 모두 리그 전체 1위다. 타율(0.364)도 3위. LG 타선을 '홀로 이끌고 있다'는 말이 과하지 않을 만큼 팀의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기본점수(1171.8점)와 승리기여도(333.5점)의 비율도 좋다.
3위는 박병호가 차지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졌지만 이내 '괴물' 본능을 드러냈다. 후반기 14홈런을 때려내며 홈런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현재 33개를 기록하며 2위. 특유의 '몰아치기'가 발현되자 이미 팬들 사이에선 박병호의 홈런왕 복귀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크다. 웰뱅 톱랭킹에서도 부상으로 빠진 기간 동안 득점이 저조했지만 이내 치고 올라왔다. 승리기여도(380.2점)는 전체 1위다. 최종점수(1393.5점)는 외인 선수 포함 6위, 국내 선수 3위다.
선동열 감독은 이미 박병호는 4번, 김현수는 3번으로 낙점했다. 김재환은 주전 지명타자가 될 전망이다.
네 번째로 높은 최종점수를 기록한 선수는 외야수 손아섭(롯데)이다. 1236.3점을 기록했다. 외인 포함 전체 순위는 9위다.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수다. 현역 선수 통산 타율(0.326)도 1위. 올해는 110경기에서 타율 0.342를 기록했다. 최다 안타(150) 부문 2위다. 현재 대표팀 주전 우익수로 낙점됐다. 2013 WBC부터 메이저대회에 빠지지 않고 출전하고 있을 만큼 연륜도 쌓였다. 선, 후배들과 야구로 교감하며 중고참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대표팀 수비의 핵심인 주전 포수 양의지는 다섯 번째로 높다. 1172.0점을 기록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체력 저하가 가장 큰 포지션을 맡고 있으면서도 타율 부문 2위(0.366)를 지키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다. 그 뒤를 전체 15위, KIA 내야수 안치홍이 잇는다. 1147.2점(기본점수 969.2점+승리기여도 178.0점)이다.
부상으로 한 달 이상 결정한 이정후(넥센)은 웰뱅 톱랭킹에서 두드러지지 못했다. 총점 829.2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복귀 뒤 리그에서 가장 매서운 스윙을 보여줬고, 규정 타석을 채운 뒤 타율(0.378) 부문 1위에 올라섰다. 토탈 차트 순위 상승도 시간문제다. 박건우의 부상으로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이미 주전 중견수로 낙점받았다.
나머지 내야진은 김하성(넥센)과 황재균이 주전으로 뛸 전망이다. 리그에서 가장 공수 밸런스가 뛰어난 유격수인 김하성은 후반기 다소 타격감이 떨어지며 주춤했지만, 시즌 성적(타율 0.303·17홈런)은 여전히 준수하다. 토탈 차트에서 최종점수 840.1점을 기록하며 박병호에 이어 넥센 타자 가운데 2위에 올랐다. 3루수 황재균도 시즌 초반 고액 계약에 따른 부담감으로 제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후반기 KT의 최하위 탈출 전선에 기여하고 있다. 시즌 성적은 타율 0.288·19홈런. 토탈차트는 808.5점을 기록했다.
타자들을 상대로 라이브 피칭을 한 젊은 투수 임찬규와 최충연은 "산 넘어 산이 있다"며 타선의 무게감에 혀를 내둘렀다. 황재균도 "나는 아마도 하위 타선에 나설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웰뱅 톱랭킹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각 팀, 리그 전체에서 가장 개인 능력과 팀 기여도가 뛰어난 타자들이 모였다. 금메달 전망이 밝은 이유다.
대만, 인도네시아, 홍콩과 함께 B조에 편성된 대한민국은 8월 26일(일) 저녁 8시 30분 대만전을 시작으로 8월 27일(월) 인도네시아, 8월 28일(화) 홍콩과 함께 총 세 번의 예선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