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잠실벌을 뜨겁게 달궜다. '축제'라고 말했던 멤버들의 자신감은 공연으로 이어졌다. 9만 명의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열정에 열렬한 응원으로 화답했다.
방탄소년단(RM,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26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서울 공연 마지막 날 무대에 올랐다. 4만5000여 명의 팬들은 쏟아지는 비를 뚫고 공연장에 일찌감치 도착했다. 다행히 비가 그치고 공연장엔 열기가 가득 찼다.
데뷔 6년차에 처음 주경기장에 입성한 방탄소년단은 양일 9만명 팬들을 만나 감격했다. 지난해 '윙스 투어' 파이널 이후 또 한 번 공연장을 키웠다. 정국은 "너무 오랜만에 콘서트를 하는 거라 지금도 떨린다"며 8개월만에 새로운 투어로 만난 팬들에 긴장된 마음을 전했다. 뷔는 "열심히 준비했다. 재미있게 즐겨달라"고 덧붙였다. 지민은 "이렇게 큰 무대는 어제부터 처음이라 고민도 많이 하고 준비도 많이 했다. 어제보다 더 재미있게 놀아보자"며 공연 시작을 알렸다.
이날 공연은 2016년 3월부터 기획된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를 총망라한 세트리스트로 꾸며졌다. 지난 24일 발매된 '러브 유어셀프 결-앤서' 타이틀곡 '아이돌'로 시작해 신곡 '아임 파인' 등을 최초 공개했다. 'DNA' '페이크 러브' 등 이전 타이틀곡과 멤버 7인의 솔로 무대도 새롭게 만날 수 있었다. 정국의 '유포리아' 지민의 '세렌디피티' 뷔의 '싱귤래리티' 진의 '에피파니'로 이어지는 보컬라인 솔로무대와 신보에 새롭게 수록된 RM, 슈가, 제이홉의 '트리비아' 무대도 만날 수 있었다.
솔로 무대에 대해 제이홉은 "방탄소년단이 특별한 솔로 활동이 없다보니까 앨범에 들어가는 개인곡에 대해 욕심이 많다.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성숙해지고 욕심이 생기고 성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팬들이 좋아하는 대표곡들은 메들리로 꾸며졌다. '흥탄소년단' '진격의 방탄' '불타오르네' '뱁새' '쩔어'를 연달아 불렀다. 팬들은 관객석에서 일어나 멤버들과 함께 뛰었다. 래퍼라인 유닛곡 '티어'에서도 다같이 일어나 멤버들의 강렬한 랩을 따라불렀다. 진의 '에피파니'와 보컬라인의 '전하지 못한 진심'으로 이어지는 무대에선 박수가 터져나왔다.
멤버들은 "이렇게 내려다보고 있으니 우리만의 세상인 것 같다. 눈 앞에 가득 찬 아미들을 볼 때마다 감동적이다. 매번 공연장이 커져서 정말 감사드린다. 주경기장에 오게 되어 정말 기쁘다. 악스홀 공연이 엊그제 같은데 꿈에 그리던 주경기장에 왔다. 모두 감사드린다. 항상 우리 아미 여러분들 우리의 성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여러분들과 함께 기적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고 한 명씩 이야기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투어로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전세계에 전한다. 지민은 2년 반에 걸친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사람들한테 '러브 마이셀프' 하라고 하면서 우리는 그렇게 못하고 있더라. 방황도 많이 했다. 내가 잘 하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하는건지 생각도 들었다. 나 스스로 욕하고 있었다. 방안에 들어가서 혼자 술마시고 이상한 생각도 하고 했는데 그러면서 느낀 건 무엇을 성장했다고 느끼기보다 내가 나한테 참 모질게 구는구나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좀더 저를 믿고 멤버들 믿고 좋은 생각만 하면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의 방탄소년단 모습에 대해 슈가는 "2013년 데뷔 때에는 학교와 사회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는 어린 아이였다. 그때부터 추구했던 모양은 인간, 사람의 성장에 대한 거였다. 단기간 어느 기점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 사랑을 받고 세계관을 만들고 그런 건 아니다. 데뷔 전부터 정교하게 기획한 세계관을 이어가고 있고 '러브 유어셀프'도 확장이다"고 설명했다.
RM은 "본질에 충실한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우리가 어렸을 땐 학교 이야기를 했고 멤버들이 스무 살이 넘으면서 청춘에 대해 노래했다.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가 끝나고 어떤 이야기를 펼쳐갈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축제를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서울 공연을 성료한 방탄소년단은 9월부터 북미와 유럽, 일본 등으로 투어를 이어간다. 총 16개도시 33회 공연 79만 명의 규모로 전세계 팬들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