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테인먼트가 시가총액 '1조 클럽'에 가입한데 이어 엔터사 1위로 올라섰다. 2001년 코스닥 상장 이후 17년만의 성과이자, 2014년 흑자 전환 성공 이후 4년만에 급성장을 이뤄냈다. JYP는 22일 처음 시총 1조108억원으로 1조를 돌파했고, 29일 SM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엔터 대장주'가 됐다. 지난해 2월 4605원·시총 1,594억원에서 30일 3만1,600원·시총 1조 1,014억으로 약 1년 6개월새 6.8배나 뛰었다.특히 2014년 흑자 전환을 밝힌 후 4년 여만에 이룬 성과다. 2PM·원더걸스·수지가 버팀목이 돼 2008년 금융위기부터 이어온 악재를 견뎠고 갓세븐·트와이스 성공으로 꽃을 피웠다. 지난 5월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즈(FT)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고성장중인 1000개 기업' 중 177위로 유일한 국내 엔터사로 JYP를 꼽았다. 올해 신사옥으로 이전하고 뜻깊은 성과를 안은 JYP인 만큼, 내부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는 전언이다. 정욱 대표는 "창업자인 박진영이 2014년을 기점으로 경영시스템을 확 바꾼 게 주효했다"고 전했다.
JYP는 각 담당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다수결로 타이틀곡을 선정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작사작곡을 하고 현역 가수로도 활동 중인 박진영 본인 또한 스스로 타이틀곡을 정할 수 없다.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가까이 듣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투표해, 수많은 1위곡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 수지팀·갓세븐팀·트와이스팀 등 각 아티스트 별로 부서를 나눠 효율적으로 일처리를 할 수 있게 했다. 음악 콘텐트 사업이라는 가요기획사 본업에 충실한 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다른 회사들이 사업 확장에 눈을 돌렸을 무렵, JYP는 2012년 미국 뉴욕 레스토랑 사업의 실패를 거울삼아 제일 잘 할 수 있는 콘텐트 확장에 집중했다. 신사옥으로 이전하면서 더욱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산소가 나오는 작업실, 방음벽이 내려오는 안무실 등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자율출퇴근제를 시행하는 등 글로벌 기업 문화를 도입했다.
그 결과 갓세븐은 올해 자체 최고 성과를 내며 월드투어 '아이즈 온 유'를 성료했다. K팝 그룹 최초로 뉴욕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공연했고 이날 하루 14억 6000만원 이상의 티켓 매출을 올리며 빌보드 선정 '핫투어리스트' 톱9에 이름을 올렸다. 다국적 멤버로 구성됐다는 장점을 살려, 태국과 중국에선 독보적 인기를 입증했다. 4만 석 이상의 태국 임팩트 아레나를 매진시켰고 중국 솔로 활동 중인 잭슨은 내는 노래마다 QQ뮤직 차트서 1위를 기록하고 각종 시상식 수상을 휩쓸었다. 9월 17일 국내 컴백을 확정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열기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대중성과 팬덤을 다 잡은 트와이스의 기세도 무섭다. 올해 '왓 이즈 러브'·'댄스 더 나잇 어웨이'로 성공적인 국내 활동을 마친 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첫 정규앨범 'BDZ' 발매와 아레나 투어를 시작한다. 현지 관계자는 트와이스 인기에 "다른 K팝 그룹과는 차별화 전략을 취했다. 한국과 일본 양국에 기반을 둔 현지그룹이라는 인식을 심어 공백기를 최소화하고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낸다"고 전했다. 일본 레코드협회는 판매량 50만 장을 넘긴 음반에 플래티넘 인증을 수여하는데, 트와이스는 지난해 6월 일본 데뷔 4연속 플래티넘을 기록 중이다. 현지 첫 정규 'BDZ'는 정식 발매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고 있다는 전언이다.
수지는 드라마 '배가본드' 출연을 확정하고 가수와 배우로서의 행보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데뷔한 막내그룹 스트레이 키즈도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밴드 데이식스, 솔로가수 박지민 등 소속 아티스트들의 전방위 활동이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의 JYP 성장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JYP는 "중국과 일본 현지 전략도 수립했다. 13살의 6인조 중국 아이돌그룹 보이스토리가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고 전원 일본인 멤버로 구성된 걸그룹도 2020년 론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