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물괴'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물괴'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가 나타나 공포에 휩싸인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김명민이 물괴 수색대장 윤겸 역을, 김인권이 윤겸의 오른팔 성한 역을, 혜리가 윤겸의 딸 명 역을, 최우식이 왕의 명을 전하러 온 무관 허 선전관 역을 맡았다. '성난 변호사'의 허종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명민은 '조선명탐정'의 캐릭터와 비슷하게 등장해 '캡틴 조선'으로 영화를 마무리한다. 코믹부터 진지, 농기구를 이용한 독특한 액션까지 기대 이상의 몫을 해낸다. '물괴'는 곧 김명민이라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특히 그는 김인권과의 케미스트리를 코믹부터 액션까지 모두 활용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그는 "김인권을 진짜 사랑해서 그런 케미스트리가 나온 것 같다"며 웃었다.
연기 명인 김명민이지만 '물괴'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다. CG로 구현한 물괴와의 액션신을 상상만으로 연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명민은 "작은 작업들은 해봤지만 이런 크로마키 작업은 처음이다. 가장 두려웠던 것은 나의 어설픈 리액션으로 인해 물괴의 존재감이 상실되는 것이었다. 공포, 처절함을 항상 머릿속에 두고 촬영했다. 저 뿐만 아니라 수색대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공포를 상상하며 연기하자고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우리 영화의 흥망은 물괴가 어마무시하게 나와줘야 한다. 자칫 못 나왔다 하더라도 우리 연기의 밀도가 떨어지면 정말 볼 것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혜리는 이 작품으로 스크린에 데뷔한다. 브라운관에서는 주연을 맡았던 바 있는 혜리지만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전적도 있어 기대와 함께 우려도 한 몸에 받았다. 결과적으로 혜리는 열심히 연기한다.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나 극단적인 감정 연기도 성실히 임한다. 그러나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대사의 8할이 "아버지"인데, "아버지" 모두를 자연스럽게 소화하지는 못했다. 결정적 장면의 "아버지"는 어색한 나머지 실소를 불러 일으키기도. 혜리는 "노하우가 전혀 없어서 처음엔 걱정이 많았다. 감독님에게, 선배님에게 여쭤봤다. 그것이 최고의 방법이었다. 사극이란 장르를 하게 될줄 몰랐다. 명을 맡겨준 것에 대해 책임감과 감사함을 느끼며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결국 '물괴'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구현됐는가에 따라 성패가 결정날 것으로 보이다. 순제작비 80억원 중 30억원 가량이 '물괴' CG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수준높은 CG의 한국영화에 익숙해진, 눈이 높아질데로 놓아진 관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