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논란 속에서 마무리된 아시안게임 야구와 관련, 필자는 몇 가지 의견을 전하려 한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대만에 1-2로 졌고, 일본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각각 5-1(슈퍼라운드) 3-0(결승전)으로 어렵게 이겼다. 한국은 24명 전원을 프로 선수로 구성한 반면 일본은 사회인리그 소속, 대만은 프로 7명·실업 17명으로 구성했다. 이로 인해 경기력에 관해 많은 말이 나오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인리그, 실업 소속으로 구성된 일본·대만 대표팀은 우리의 사회인 야구, 동호회 야구와 개념이 다르다. 일본은 사회인리그라고 하더라도 모두 직장팀 선수들이다. 이들은 도쿄가스·도요타자동차·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도시바 등 소속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의 경우 지방에 여러 팀이 있을 정도다. 대만 역시 직장팀이다. 과거 한국에서 한일은행·상업은행 등 금융팀과 같다. 국내 사회인 선수, 즉 주말에 모여 동호인 야구를 하는 것과 성격이 엄연히 다르다.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야구가 병역 혜택에만 너무 신경 쓰는 것 아니냐'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구성하냐다. 일각에선 '우리도 사회인+대학 선발을 혼합해서 나가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처럼 대표팀을 꾸렸으면 한다. APBC는 와일드카드 최대 3명을 제외하고선 출전 자격을 24세 이하 혹은 프로 3년 차 이하로 제한했다. 아시안게임 역시 자체적으로 나이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20대 초반의 선수로만 대표팀을 구성한다면 KBO 리그도 중단 없이 치를 수 있다. 자연스럽게 (군 입대를 미뤄 온) 20대 중·후반 선수들은 뽑히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이번처럼 논란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또 프로 선수든 대학 선수든, 선발 인원에 제한을 두지 않고 무조건 실력을 기준으로 뽑는 것이다. 일본은 이번에 사회인리그 선수만으로 대회에 나섰지만 예전에는 프로 1.5군과 사회인리그 소속 선수를 섞어서 나선 적도 있다. 이왕 대회에 출전한다면 메달은 따야 하지 않겠나. 이 경우 10개 구단의 협조가 필요하다. 아시안게임 대회 기간에 KBO 리그가 중단 없이 소화될 경우 젊은 주축 선수들이 대표팀에 뽑히면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차출을 반대할 수도 있다. 구단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크게 보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시이 아키오 감독이 한국 타자의 파워를 인정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마운드에 비해 타격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사실이다. 국제 대회 경험이 풍부한 김현수와 손아섭 등이 부진했다. 한 가지 이유는 아시아연맹에 소속된 아마추어 심판진이 나섰기 때문이다. KBO 리그 스트라이크존과 비교해 공 1~1.5개를 더 넓게 스트라이크존을 형성하고 봤다. 그러면서도 일관성이 떨어졌고, 엉뚱한 판정도 나왔다. 국내 리그에서 완전히 볼로 선언되는 공에 스트라이크로 선언했기 때문에 타격에 어려운 측면도 분명 존재했다. 투수들이 굉장히 이익을 봤다면, 타자들은 엄청난 손해를 본 것이다. 메이저리그 심판진이 나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프리미어 12 등과 달리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은 아마추어 심판이 나서 판정 차이가 엄청 크다. 선수나 코칭스태프 모두 아마추어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상당히 애를 먹었을 것이다.
대회 전부터 이런 차이를 감안하고 준비해야 한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팀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