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의 '방탄소년단은 왜 군 면제를 받지 못하는가'로 출발한 대중문화계 병역 특례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른 분야의 체육 예술인들과 형평성 문제가 거론되면서 문화체육관광부까지 TF팀을 꾸려 병역 제도를 개선하는 것에 의지를 보였다.
가요계 기획사들은 지난달 29일 관련 회의를 열었다. "정부 측에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입장을 모아 전달하기 위한 자리다. 주요 기획사 대부분에 연락을 돌렸으나 스케줄이 되는 관계자가 모여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추후 예정된 회의에 대해선 "같은 병역 관련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것 같다. 참석자는 변동이 있을 수 있고 전에 참석하지 못했던 분들도 오실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체육인들에 대한 병역 특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공감하고 논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담 TF팀을 구성했다. 이우성 문화예술정책실장이 단장을 맡아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입장을 토대로 병무청, 국회 등 관계 기간과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앞선 회의에서 크게 두 가지 의견이 나왔다. 첫 번째로 입대 시기를 종전 30세까지 최대한 늦춰 달라는 안건이다. 병역법 개정과 함께 병무청에서 연예인들의 병역 관리를 별도로 하고 있어 군 연기가 까다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관계자는 "올해 병역법 개정으로 윤두준과 서은광 등 갑작스레 입대하게 된 사례들이 있다. 보통 남자 아이돌의 경우 24~28세에 전성기를 맞는데 이 시기를 피해 입대하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견은 병역 특례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이에 "기존의 법령을 토대로 기준점을 마련하자고 했다. 체육요원이나 예술요원에 대한 특례 조항들이 존재하지만 예술요원 대상엔 대중문화예술은 해당이 안 된다. 국제 콩쿠르 1위, 국내 판소리 대회 1등 등 기준들이 있는데 대중문화예술에는 기준이 없다. 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관계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이 회의 내용은 문체부 측에도 공유될 예정. 문체부 관계자는 "주무기관인 국방부 병무청이 주도하는 병역 특례 제도 개선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대중문화계 병역 특례 개선 논의는 정치권에서 처음으로 제기됐다. 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방탄소년단을 언급함으로써 방탄소년단이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들어온 것은 유감"이라며 "내 발언의 취지는 어떤 정치적 목적으로 방탄소년단을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클래식 음악에 비해 심각한 역차별을 받는 대중음악을 이야기하려고 한 것이다. 이 사례가 특례 제도의 불공정성을 드러냈기 때문이지 다른 정치적 목적은 없다.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군 면제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방의 의무는 누구도 예외일 수가 없다. 다만 병역 특례 제도가 45년 전에 만들어졌고 시대가 바뀌었기에 이 제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외를 인정할 경우 형평성과 공정성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며 시대에 맞는 병역 특례 제도의 개선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