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LG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대체가 어려운 선수가 이탈했다. 4번 타자 김현수(30)가 부상을 당했다.
김현수는 지난 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5회말 1사 1루에서 KT 이진영의 원바운드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송구조차 하지 못하고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무릎을 굽히는 과정에서 발목이 바깥쪽으로 꺾이고 말았다. 그대로 부축을 받으며 경기에서 빠졌다.
LG는 이튿날 김현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아직 부기까 빠지지 않아서 제대로 검진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8일에 재검을 한다. 그때까지는 정도를 알기 어렵다"고 전했다. 큰 문제가 없어도 다음주 주말 경기까지는 자리를 비운다. 부상 상황을 돌아보면 정상 컨디션 회복까지는 더 많은 시일이 필요해 보인다.
김현수는 공격의 중심이다. 올 시즌 출전한 117경기에서 타율 0.362(453타수 164안타)·20홈런·101타점·95득점를 기록했다. 5일 기준으로 타점과 득점 그리고 최다 안타 부문 1위다. 타율은 2위. 타격 기계라는 별칭에 어울리는 성적이다.
팀 기여도도 높았다. 그가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앞, 뒤 타자도 우산 효과를 누렸다. 5번 타자 채은성은 데뷔 뒤 처음으로 세 자릿수 타점을 노리고 있다. 김현수가 4할이 넘는 출루율을 기록하며 기회를 만들기 때문이다. 종전 커리어하이는 81개다. 전반기 2번 타자로 가장 많이 나선 오지환도 한 시즌 개인 최다 득점이 유력하다. 5일까지 종전 기록 81개에 2개 차로 다가섰다. 선수도 "(김)현수 형이 잘 불러줘서 그렇다"고 했다.
LG는 매년 마운드 전력에 비해 약한 공격력에 애를 먹었다. 김현수가 미국 도전을 마치고 돌아오자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했고 기대한 효과를 얻었다. 무엇보다 익숙하지 않은 4번 타자와 1루수를 맡고 있다. 팀 사정 탓에 최상의 조건을 배려받지 못한 것이다. 그럼에도 맹타다.
마운드엔 호재가 있다. 외인 투수 타일러 윌슨이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했고, 극심한 난조에 빠졌던 차우찬도 휴식기 동안 밸런스를 찾았다. 등 통증을 안고 있는 마무리투수 정찬헌은 5일 KT전에서 세이브를 올리며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야수진은 암담하다. 외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시즌 내내 잔부상에 시달리며 전력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김현수는 돌아와도 걱정이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일정을 치른 탓에 체력 관리가 어려웠다. 부상 여파도 관리해야 한다. 김현수를 무리시키는 것도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LG는 흔들리고 있다. 전반기를 7위로 마쳤지만 7월 31일 두산전부터 8연패를 당하며 5할 승률이 무너졌다. 후반기 첫 세 경기에서 전승을 한 뒤엔 3연승 이상을 하지 못했다. 경쟁팀 삼성의 기세는 점차 높아지는 상황이다. 5강 경쟁이 험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