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시즌 KT의 목표는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는 것이다. 사령탑 전언이다. 4년 연속 최하위를 반드시 피하려 한다. 5일까지 10위 NC에 3게임 차 앞선 상황. 그러나 쫓기는 형국이다. 3막 첫 세 경기를 보면 그렇다.
4, 5일 LG전에선 마무리투수가 흔들렸다. 4일 1차전에선 3-2로 앞선 9회초 김재윤이 오지환에게 좌월 동점 홈런을 맞았다. 이날 경기는 이겼다. 무사 1·2루에서 이진영의 1루 방면 번트를 상대 야수가 악송구하며 결승 득점을 했다. 그러나 2차전에선 졌다. 상황은 비슷했다. 3-2로 앞선 9회초 김재윤이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기습 번트를 허용한 뒤 진루타와 고의4구을 내주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임훈에게 우중간 2타점 안타를 맞았다. 타선은 만회하지 못했다.
김진욱 감독은 김재윤을 계속 마무리투수로 활용한다. 몸 상태에 이상이 없고 투 아웃까지는 잘 잡아냈다고 본다. 사실 대안도 없다.
블론세이브를 빌미로 내준 패전은 여파가 간다. 종종 뒷문이 흔들리는 팀 투수들은 타선에 미안하다고 한다. 반대 상황도 마찬가지다. 야수진의 실책이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치면 투수가 힘이 빠진다. KT는 6일 한화전에서 그랬다.
·마치 이날 오전 열린 류현진의 등판 경기가 흡사했다. 빗맞은 타구가 야수가 없는 위치에 떨어지고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타구에 실책성 플레이가 속출했다. 이날 외신도 류현진의 소속팀 LA 다저스의 경기력을 꼬집었다.
KT는 더했다. 선발투수 금민철이 빗맞은 안타와 제구 난조로 흔들렸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4회초엔 1사 1·2루 상황에서 이용규의 평범한 뜬공을 중견수 멜 로하스 주니어가 타구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안타를 헌납했다. 만루가 됐고 투수는 후속 타자 송광민에게 좌중간 싹쓸이 안타를 내줬다.
5회는 바뀐 투수 심재민이 어처구니 없는 송구를 하며 실점을 했다. 2사 1·3루에서 한화는 더블 스틸을 시도했다. 1루 주자 정근우가 2루로 향했고 3루 주자 강경학도 홈 쇄도를 했다. KT 배터리는 간파했다. 포수가 투수에게 송구했다. 이 상황에서 심재민의 송구가 손에서 빠졌다. 포수 키를 훌쩍 넘겨 백네트로 향했다. 여섯 번째 실점이다.
이어진 상황에선 좌익수 강백호의 타구 처리가 아쉬웠다. 이용규가 좌전 안타를 쳤고 바운드 없이 포구가 힘든 거리임에도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다. 바운드가 된 공이 글러브에 맞고 흘렀다. 어차피 3루 주자는 들어올 수 있었다. 그러나 공이 야수에게 멀어졌다만 타자 주자마저 진루를 허용할 수 있었다.
6회는 무사 1루에서 이성열의 안타 타구를 로하스가 험블했다. 그사이 주자가 모두 진루했다. 투수 김태오는 하주석에게 2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그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로하스의 실책이 없었다면 더블아웃이 나올 상황이었다. 8회도 유격수의 송구 실책이 빌미가 돼 2루 주자의 홈 득점을 내줬다.
한화는 3루수 송광민, 외야수 양성우가 호수비를 하며 마운드 위 투수를 지원했다. KT는 한화전에서 2-9로 완패를 당했다. 숫자보다 품격 차이가 컸다.
사령탑이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이다. 근심이 늘어간다. 김 감독은 선수단에 '패배' 의식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해 '탈꼴찌'라는 단어를 쓰는 것도 경계하고 있다. 경기 운용, 교체 타이밍은 벤치 문제다. 그러나 최근 경기력은 온전히 선수단 역량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