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와 함께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파울루 벤투(49) 감독이 첫 번째 시험 상대인 코스타리카를 만난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2018 러시아월드컵이 끝나고 열리는 첫 경기자, 지난달 부임한 벤투 감독의 데뷔전인 의미 깊은 평가전이다. '벤투 사단'을 꾸려 대대적으로 한국 국가대표팀을 지휘하기로 결정한 만큼, 이번 코스타리카전은 2022 카타르월드컵까지 이어질 '벤투호'의 밑그림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중요한 첫걸음을 앞둔 벤투호에 북중미의 다크호스로 꼽히는 코스타리카는 괜찮은 평가전 상대다. 같은 대륙의 강자인 멕시코나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팀이지만 안정적인 경기력을 자랑한다. 특히 우수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와 역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32위에 올라 있어 57위인 한국에 크게 앞서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선 8강에 진출했고, 이번 2018 러시아월드컵에선 브라질과 세르비아, 스위스 등 강팀과 한 조에 묶여 1무2패 조 최하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16강전 진출은 못했지만 코스타리카가 보여 준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코스타리카 역시 사령탑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코스타리카는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끌었던 오스카 라미레스(54) 감독을 경질했고, 현재는 로날드 곤살레스(48) 감독대행이 팀을 지휘하고 있다. 두 팀의 새로운 사령탑은 각각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그리고 2019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을 앞두고 이번 평가전에서 자신들의 지도력을 검증받게 됐다.
아쉬운 점은 코스타리카의 최고 스타라고 할 수 있는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32·레알 마드리드)가 없다는 점이다. 나바스는 이번 9월 A매치 2연전 명단에 아예 소집되지 않았다. 그래도 월드컵에 나섰던 선수들이 과반수라 얕볼 만한 전력은 아니다. 특히 수비의 중심이었던 오스카 두아르테(29·에스파뇰)와 크리스티안 감보아(29·셀틱) 다비드 구즈먼(28·포틀랜드) 등이 나서 월드컵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조직력을 보여 줄 예정이다. 한국을 상대로 내려서는 경우가 많은 아시아 팀들과 맞붙어야 할 내년 아시안컵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파트너 선정이다.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엘리아스 아길레르(27)가 발탁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재미있는 것은 역대 대표팀 사령탑 중 '성공한 감독'으로 손꼽힌 이들의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이가 바로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 거스 히딩크(72·네덜란드) 감독이다. 히딩크 감독은 데뷔전이었던 2001 홍콩 칼스버그컵 노르웨이와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또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서 한국 축구 역대 첫 원정 16강전 진출의 금자탑을 쌓은 허정무(53) 감독도 2008년 칠레와 데뷔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들은 한국을 월드컵 16강으로 이끈 '유이'한 감독들이다. 과연 벤투 감독의 데뷔전 성적은 어떨지, 또 '벤투호'가 어떤 기대를 심어 줄지 코스타리카전이 끝나 봐야 알 수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