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한은 10일 일본 미야자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결승 대만전에서 한국의 4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미 예선전에서 중국과 일본전 결승타를 기록하며 타선의 중심으로 평가 받던 그는 이날도 공·수·주 모두 뛰어난 자질을 보여주며 한국의 7-5 승리를 이끌었다.
첫 타석에서는 힘을 보여줬다. 한국은 1회말 수비에서 선발투수 정구성이 1점을 내줬다. 그러나 김대한이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투수 첸슌린을 상대로 동점 우월 홈런을 때려냈다. 볼카운트 2-1에서 들어온 바깥쪽 변화구를 참아낸 뒤 같은 코스 직구를 밀어서 때려냈다. 타구의 발사각을 감안했을 때 담장 앞에서 잡힐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힘이 온전히 실렸다. 중계 화면에 잡힌 대만 더그아웃의 놀란 표정이 김대한의 가공할 힘을 대변했다.
역전도 그가 이끌었다. 이번엔 발이다.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3루 방면 땅볼을 쳤다. 야수의 송구가 다소 높았고 김대한의 발이 그사이 베이스를 밟았다. 상대 실책은 있었지만 김대한의 빠른 발이 없었다면 출루에 실패했다.
후속 타자 노시환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자 자신이 기회를 만들었다. 김현수의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상대 투수의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았고 걸어서 베이스를 밟았다. 사기까지 꺾었다. 이후에도 리드 폭을 넓히며 배터리의 집중력을 흔들었다. 타자 김현수가 우전 안타를 치자 3루 베이스를 돌아 득점을 해냈다. 한국이 2-1로 역전했다.
이어진 수비에선 넓은 수비 범위도 보여줬다. 투수 원태인이 1사 뒤 볼넷을 허용했고 후속 타자 슈안 위 린에게 우중간 방면으로 향하는 타구를 허용했다. 김대한이 달렸고 이 공을 잡아냈다. 전천후 능력을 증명했다.
경기 양상은 실책과의 싸움이었다. 승부의 변곡점에선 항상 실책이 있었다. 한국은 승부가 갈린 10회 승부치기에서 상대 투수의 연속 실책에 힘입어 점수 차를 벌렸다.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했다.
김대한은 '진흙탕' 양상이 이어질 때는 존재감이 미미했다. 분명한 것은 이전까지 뛰어난 자질을 증명했고 초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그는 1차 지명에서 두산의 선택을 받았다. 김태형 감독은 최근 그를 언급하며 투수로 활용할 심중을 전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행복한 고민임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