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 이재성(26·홀슈타인 킬)이 분데스리가 2부리그 전성시대를 열었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와 K리그1(1부리그) 최고 스타인 이재성은 지난 7월 28일 친정팀을 떠나 홀슈타인 킬과 3년간 계약했다. 그는 거액 연봉을 제시한 중국·중동리그를 뒤로하고, 유럽리그 도전에 나섰다. 홀슈타인 킬은 독일 북부의 킬이 연고인 구단이다. 지난 시즌 2부리그 3위에 오르며 분데스리가 1·2부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섰지만, 볼프스부르크(1부리그)에 밀려 승격이 좌절됐다.
이재성은 입단과 동시에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지난달 4일 열린 2018~2019시즌 정규 리그 개막전 함부르크와 원정경기에서 2도움을 몰아치며 팀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마치 전북에서 뛰는 것처럼 날카로운 패스와 풍부한 활동량을 보이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한국에서 온 남자가 함부르크를 침몰시켰다"며 이재성의 활약을 조명했다. 이재성은 지난달 12일 정규 리그 2라운드로 치러진 하이덴하임과 홈 개막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는 등 킬이 4라운드까지 리그 공동 3위를 달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대표팀에 소집돼 리그 4라운드(3일)에 결장한 이재성은 오는 15일 리그 5라운드 유니온 베를린과 원정경기에 다시 출격한다.
황희찬(22·함부르크)은 이재성에 이어 분데스리가 2부에 가세한 코리안리거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이던 지난달 31일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를 떠나 함부르크로 임대 이적했다. 함부르크는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 손흥민의 친정팀으로, 유럽 빅 클럽 진출의 발판이 된 팀이다. 당시 함부르크는 분데스리가(1부리그)에 있었지만, 지난 시즌 창단 이후 첫 강등의 아픔을 겪으면서 2부리그로 강등됐다.
황희찬은 2018~2019시즌이 끝날 때까지, 앞으로 1년간 함부르크의 승격을 위해 뛰게 된다. 잘츠부르크에서 뛰면서 독일어를 배운 만큼 새 소속팀에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황희찬-이재성 더비'가 탄생했다. 함부르크와 킬은 차로 가면 약 40분 거리로 나란히 독일 북부 도시를 연고지로 삼은 지역 라이벌이다. 독일 키커에 따르면 황희찬은 오는 16일 빌레펜트전에서 독일 무대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2009년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었던 미드필더 이청용(30·보훔)도 6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보훔에 새 둥지를 틀었다. 계약 기간은 2019년까지며 1년 옵션이 포함됐다. 그는 지난 6월 크리스탈 팰리스와 결별, 새 팀을 물색 중이었다. 이청용은 2010 남아공월드컵과 2014 브라질월드컵 전 경기에 출전해 두 골을 넣은 베테랑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A매치는 79경기. 지난 시즌부터 소속팀에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독일에서 재기에 도전한다. 이재성·황희찬·이청용 외에도 박이영(24·상크트 파울리) 서영재(23·뒤스부르크) 등 총 5명의 한국 선수들이 올 시즌 분데스리가 2부리그를 누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