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흥행을 거둔 영화 '곤지암'에 이어 '미스터 션샤인'까지 눈에 띄는 행보를 걷고 있는 배우 오아연(26)을 추석을 앞두고 만났다.
오아연은 tvN 토일극 '미스터 션샤인'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강신일(이정문)이 일본에 납치됐을 때 게이샤로 위장한 뒤 구출 작전을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첩보원의 존재감을 뽐내며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한 방을 선사했다. 오아연은 이 장면을 두고 "도움을 받기만 했던 소아가 시간이 흐른 뒤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서 더 뜻깊은 장면"이라고 얘기했다. 추석 때는 졸업 연극 연습에 매진할 예정이다. 앞으로 '연애의 발견' 같은 로맨스 드라마 속 주인공이나, 사연 있는 악역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한복은 어떻게 골랐나. "스타일리스트 실장님이 골라줬다. 이런 한복 입어보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한복 입은 건 언제인지. "초등학교 2학년 때 가족들이랑 같이 한복 입고 찍은 사진이 있다. 이젠 그 한복도 없어지고 한복 입은 사진도 없다. 요즘은 개량한복이나 편안한 한복이 많이 나오니까 사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자주 못 입을 것 같아서 고민 중이다."
-추석 좋아하나. "명절이지만 특별한 게 없다. 가족들도 다 서울에 계시고 친척들도 자주 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저에게 추석은 서울에 사람이 별로 없고 삼시 세끼 집에서 챙겨 먹고 가족들이랑 맛있는 거 먹고 종일 TV 보는 날이다."
-이번 추석 연휴 어떻게 보낼 생각인지. "이번 추석은 졸업 공연이 10월에 있기 때문에 추석 당일만 쉬고 나머지는 다 연습할 생각이다. 무조건 연극을 해야 졸업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 연극에 참여하게 됐다. 연휴에 못 쉬어서 아쉽지만 바쁜 게 조금 더 좋다. 오랜만에 연극을 해서 힘들긴 하지만 설레기도 한다."
-부모님께 어떤 딸인지. "그렇게 살가운 딸은 아니다. 애교 있는 편은 아니다. 대신 남동생이 그걸 해주고 있다. 정말 다행이다. 저는 아들 같은 딸이다."
-남동생과는 어떻게 지내나. "2살 차이 나는데 어릴 땐 치고받고 싸웠다. 어릴 때는 남동생이랑 같이 게임도 하면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지금은 그냥 생사 확인하는 정도다. (웃음) 아침저녁에 안부 인사한다."
-부모님이 연기하겠다는 딸 걱정을 많이 했을 듯. "예전엔 연기하는 것 자체를 걱정을 많이 하셨다. 안정적인 직업을 하는 게 어떠냐는 말씀도 많이 했다. 그런데 요즘엔 먼저 '잘 봤다' '누가 사인 좀 부탁하더라' 이렇게 말씀하셔서 부모님께 체면이 서는 것 같다."
-추석 때 친척들 만나면 '미스터 션샤인' 얘기 많이 하겠다. "이미 많이 한다. 저한테 결말은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다가도 아니라고 안 듣겠다고 해서 결국은 아무도 못 들었다. (웃음) 약간 궁금해하면서 저를 자랑스러워하시는 것 같다. 가족들은 다 응원해주시고 제 사진을 찾아서 저장해놓고 있더라."
-또래들은 추석에 결혼 잔소리 때문에 힘들어할 시기다. "저는 아직은 없다. 오히려 오래 있다가 하라고 하신다. 지금은 보내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하신다. 외할머니도 늦게 가라고, 늦게 가서도 잘 산다고 하시고. 최대한 제가 하고 있는 일 만족할 만큼 하고 누리라고 했다. 어쨌든 여자는 결혼하면 포기해야할 것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그 전에 후회하지 않을 만큼 일하고 결혼하라고 하시는 편이다. 저도 천천히 하고 싶다기보다는 제가 정말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언제가 됐든 하고 싶다. 10월에 결혼하는 제 친구를 보면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지금은 제 생활에 만족하고 제 일을 이제야 조금 시작한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제 일을 더 열심히 하고 싶고 즐기고 싶다."
-김은숙 작가 작품에 출연하게 됐을 때 기분 어땠는지. "감독님을 두 번째 만난 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학교에 가는 중이었는데 (매니저) 팀장님한테 캐스팅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때만 해도 잘 안 믿겼다. '이러다가 혹시 안 된다고 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첫 촬영 전까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주변에도 됐다고 얘기도 하지 않았다. 또 사전제작 드라마니까 1년 후에 방송되는데 얘기를 하고 다니는 것도 제 성격과는 안 맞았다. 이런 작품에 참여해서 너무 좋았지만 혼자만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