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이하 부국제)가 4일 개막하는 가운데, 올해도 태풍이 영화제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부국제 측은 개막 전날인 3일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인해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야외무대인사와 핸드 프린팅, 오픈 토크의 장소가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 및 영화의전당 내 아주담담 라운지로 변동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국제 트레이드 마크이자 메인 무대라 할 수 있는 해운대 비프빌리지, 즉 바다를 배경으로 한 모래사장 무대 위에 올라 선 스타들의 인생 사진을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부국제는 지난 2013년 18회 행사를 치를 당시, 태풍 다나스가 부산 해운대구 인근을 덮치면서 최악의 기상 상태를 맞이한 바 있다. 길거리를 걸어다니기 힘들 정도로 몰아치는 비바람에 부국제 측은 비프빌리지를 결국 철거했고, 모든 야외 행사는 취소 혹은 변경됐다.
2016년에도 태풍 영향권은 벗어나지 못했다. 태풍 차바가 해운대를 덮치면서 비프빌리지 무대가 완전히 파손됐고, 개막 전 복구가 불가능한 상황이 된 것. 당시에도 해운대 비프빌리지 일정은 모두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으로 변경 돼 치러졌다. 배우들은 비행기가 아닌 기차로 급하게 이동 경로를 바꿔 부산을 찾기도 했다.
지난해 역시 마냥 맑은 날씨는 아니었다. 다행히 태풍이 휘몰아치지는 않았지만 시작을 폭우와 함께 해야 했다.
몇 해에 걸쳐 태풍과 폭우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부국제 측은 올해는 아예 개막 전부터 장소 변경 고지를 내렸다. 폭우와 폭풍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안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오점없는 행사를 위한 최선의 결정이자 선택에 영화 팬들은 얼마나 많이 응답할지 열흘간의 축제에 영화계 한 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