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한 축은 '라이벌'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의 맞대결이다. 양키스가 남은 한 자리를 차지했다.
양키스는 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7-2로 완승을 거뒀다. 타선은 필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했고 마운드는 견고했다. 100승(62패)을 거두고도 지구(동부) 우승에 실패했지만 단판 승부 승리로 좋은 기운을 얻을 수 있었다.
타선에선 지난해 신인왕 애런 저지가 돋보였다. 7월 말에 오른 손목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고 복귀 뒤 출전한 9월 13경기에서 타율 0.220·1홈런에 그치며 우려를 샀다. 그러나 큰 무대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1회말 무사 1루에서 오클랜드 투수 리암 헨드릭스를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발사각이 24도에 불과한 라인드라이브 홈런이었다.
양키스는 이후 5회까지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다시 저지가 나섰다. 6회 바뀌 투수 페르난도 로드니를 상대로 우전 2루타를 쳤다. 크게 바운드가 된 공이 1루수 키를 넘긴 뒤 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행운이 따랐다. 이후 아론 힉스가 수비 시프트를 뚫고 중전 적시타를 쳤고 4번 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다시 바뀐 투수 블래이크 트레이넨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다. 후속 루크 보이트가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싹쓸이 3루타를 쳤다. 양키스가 5-0으로 앞서갔다. 디디 그레고리우스는 팀 배팅으로 우측 외야에 타구를 보내 3루 주자의 태그업 득점을 이끌었다.
마운드에선 선발투수 루이스 세베리노와 제1 셋업맨 델린 베탄시스가 돋보였다. 세베리노는 시속 157~158km에 육박하는 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윽박 지르는 투구를 했다. 3회까지 피안타가 없었다. 그가 5회 조나단 루크로이와 닉 마르티니에게 연속 안타를 맞자 애런 분 감독이 빠른 투수 교체를 가져갔다. 그리고 성공했다. 베탄시스가 나서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8회 마운드에 오른 좌완 셋업맨 잭 브리튼은 주자 1명을 두고 리그 홈런왕 크리스 데이비스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다. 6-2, 4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어진 공격에서 스탠튼이 선두타자 홈런을 치며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메이저리그 팀 홈런 1위(267개), '홈런 군단'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마무리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이 9회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승리를 거뒀다.
양키스와 보스턴의 디비전 시리즈가 성사됐다.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만나는 건 2004년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이후 14년 만이다. 보스턴이 4승3패로 앞섰다. 올 시즌 상대 전적도 10승9패를 기록한 보스턴이 우위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변수가 많다. 예측은 어렵다. 두 팀의 결전이 성사된 자체가 야구팬에겐 즐거움이다. 가을이 뜨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