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7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펼쳐진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1부리그) 32라운드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무승부로 전북은 남은 6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전북은 2012년 스플릿 시스템이 시작된 후 최초로 스플릿 라운드를 거치지 않고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우승으로 전북은 2009·2011·2014·2015·2017·2018시즌까지 총 6번 정상을 차지했다.
전북 6회 우승에 절대적인 역할을 해낸 이는 단연 '강희대제' 최강희 전북 감독이다. 지방의 그저 그런 팀이었던 전북은 2005년 최 감독이 부임하면서 도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K리그 역대 최고의 '명장'으로 거듭났다. K리그 6회 우승은 K리그 통산 감독 최다 우승 신기록이다. 2위는 성남 일화(현 성남 FC)에서 각각 3회 우승을 기록한 박종환 감독(1993·1994·1995)과 고 차경복 감독(2001·2002·2003)이다. 최 감독은 6회 우승을 달성하며 2위와 격차를 2배로 벌렸다.
감독 혼자 힘으로 우승, 그것도 6회 우승은 할 수 없는 일이다. 전북에는 최 감독 옆에서 최 감독의 전술에 녹아들고, 최 감독의 지도력을 뒷받침해준 '영혼의 파트너'가 존재했다. 최 감독이 6번 우승을 달성한 모든 기간을 함께한 선수, 단 2명. 이동국과 최철순이다.
이동국은 '최강희 시대'의 시작을 함께 했다. 2008년 성남에서 방출되며 한 물 간 공격수라고 '평가절하'됐던 이동국은 2009년 전북으로 이적했다. 최 감독을 만난 뒤 이동국에게는 '제2의 전성기'가 열렸다. 이동국은 이적 첫 해 21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최 감독에게 첫 번째 별을 선물했다. 자신 역시 K리그 첫 번째 우승이었다. 이후 5번의 우승에 모두 절대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동국은 K리그 통산 214골로 역대 1위다. 이 중 전북에서 148골을 성공시켰다. 전북에서 10시즌을 뛰고 있는 이동국은 매 시즌 10골 이상을 신고했다. 올 시즌 역시 조커로 투입됐지만 12골을 넣으며 팀 내 득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09년 K리그 MVP에 등극한 뒤 2011·2014·2015 3번을 더 수상했다. 이동국은 최 감독 곁에서 K리그 '전설'로 올라섰다.
'원 클럽 맨' 최철순 역시 6회 우승 신화에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공격에서 이동국이 있었다면 수비에서는 최철순이 있었다.
2006년 전북에 입단한 뒤 상주 상무 시절을 제외하고 오직 전북에서만 뛴 전북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공교롭게도 최철순을 상주로 떠나보낸 시절 전북은 우승을 하지 못했다. 2014년 최철순이 제대하면서 복귀하자마자 전북은 다시 정상에 올랐다. 최철순이 전북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 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분명한 것은 '투지왕' 최철순이 없었다면 전북의 6회 우승 영광은 없었다는 점이다. 올 시즌도 24경기에 뛰며 전북 우승에 앞장섰다.
이동국과 최철순은 6회 우승으로 K리그 역대 선수 우승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 1위는 7회 우승의 박남열이다. 그는 성남 2번의 3연패를 모두 경험했고, 2004년 수원 삼성으로 이적해 다시 한 번 우승을 차지했다. 공동 2위는 성남에서 6개의 별을 단 신태용과 부산 아이파크·수원·성남에서 6번 우승을 경험한 샤샤다. 이동국과 최철순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중 한 팀에서 6회 우승을 경험한 이는 신태용·이동국·최철순이다. 그리고 6회 우승을 '같은 감독'과 함께 한 이는 이동국과 최철순뿐이다. 신태용은 박종환 감독과 3번 고 차경복 감독과 3번 우승을 달성했다.
감독과 선수가 함께 6회 우승을 달성한 것은 K리그 '전대미문'의 기록이다. 감독과 선수의 신뢰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감독과 선수의 불화는 어느 한쪽의 신뢰가 무너지기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몰락하는 팀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최 감독과 이동국, 최철순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들의 굳건한 믿음이 6회 우승이라는 신화를 만들었다. 전북의 6회 우승은 감독과 선수간 신뢰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깊은 여운을 남기는 우승이다.
최 감독은 6회 우승에 대해 "감독이 한 것은 별로 없다"며 웃었다. 그리고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최 감독은 "부상자도 많이 나왔고 위험 요소가 많았던 어려운 시즌이었다. 특히 노장들이 역할을 제대로 해줬다"며 이동국의 이름을 꺼냈다. 그는 "이동국이 노장으로서 후배들을 잘 리드해줬다. 희생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또 그 나이에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려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최철순에 대해서도 "김민재, 김진수 등 수비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수비수들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줬다. 수비에서 최철순이 좋은 역할을 해냈다"며 절대 신뢰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