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드롬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미국 인지도가 궁금했다. 국내 온라인에선 유명 인물들만 포함될 수 있는 일명 '두유노클럽'에 방탄소년단이 들었다고 하는데, 이들의 체감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그래서 미국 시민들에게 직접 물었다. 'Do you know BTS?'
뉴욕에서 우버 택시기사로 근무하는 자카리아는 "요즘 남북관계가 좋다고 나오던데 진짜냐. 더 이상 전쟁은 없는거냐"고 한국 정세에 대해 물으며 자연스럽게 방탄소년단의 유엔 연설에 대해 언급했다. 방탄소년단에 대해 묻지도 않았는데 먼저 "뉴스를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방탄소년단에 대해 안다. 여기 모르는 사람 있으면 손을 들어라"며 반문했다. 리더 RM은 지난달 2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7분가량 연설을 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K팝 마니아층에 국한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답했다. 현지 대학교에 다니는 시민권자는 "한국사람들보다 외국사람들이 더 방탄소년단을 좋아한다. 외국인 중에서도 좋아하는 사람은 엄청난 팬인 반면 관심분야가 아닌 사람들은 그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 정도다. 방탄소년단 팬인 친구들은 여러가지를 물어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학생은 "주변에 백인 친구들이 방탄소년단을 좋아한다. 비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많다"며 인종을 가리지 않는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귀띔했다.
대형 버스운전사는 "NBC 방송의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을 봤다. 내가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인데 방탄소년단이 게스트로 나오더라. 말하는 건 귀엽던데 무대에선 엄청난 댄스를 추는 친구들이다. 왜 우리 딸이 좋아하는지 알았다"고 말했다. 시티필드 공연장의 LG 스튜디오 관계자는 "많은 팬들이 다녀갔다. 가족단위로도 많이 보러와서 놀랐다"고 덧붙였다. 아미인 두 딸과 공연장을 찾은 50대 백인 남성은 "RM의 유엔연설을 봤느냐. 트럼프 대통령은 비웃음을 샀는데 RM은 깊은 감동을 줬다. 국제무대에서 멋진 연설을 남겼다"고 극찬했다.
방탄소년단의 현지 인지도는 토크쇼와 유엔 연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중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듯 했다. 올해 '딕 클라크스 뉴이어스 로킹 이브'를 시작으로 '엘렌 드제너러스쇼', '제임스 코든쇼', '아메리카 갓 탤런트' 등 ABC, CBS, NBC 등 미국 방송 3사의 인기 프로그램을 휩쓸었고 그래미뮤지엄, 유엔총회 등에 초대되는 등 독보적 행보를 걸어왔다.
뉴욕 스타디움 공연을 끝으로 북미투어를 마무리한 방탄소년단은 9일 영국 런던 O2아레나 2회 공연으로 유럽 투어를 이어간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