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오션 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최종일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를 기록, 최종 합계 16언더파를 적어 낸 전인지(24·KB금융그룹)가 2위 찰리 헐(잉글랜드)에게 3타 차 우승이 확정되자 눈물을 터뜨렸다.
늘 생글거리는 미소 때문에 ‘스마일 퀸’으로 불린 전인지지만 2년여 동안 우승 갈증은 꽤나 컸다. 전인지의 마지막 우승은 2016년 9월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이었다. 2015년 초청 선수로 출전한 메이저 US여자오픈 우승으로 LPGA투어에 데뷔한 뒤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마저 제패했던 그의 미래는 온통 장밋빛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이 다 지나가도록 우승하지 못하면서 남모를 속앓이 시간이 이어졌다. 전인지는 “사실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 마음 상태가 건강하지 않았고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 우승한 뒤 그동안 고생했던 일들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프레스룸에서 치러진 공식 인터뷰 내내 울먹였다.
전인지는 인터넷상 악플 때문에 괴로웠다고도 했다. 그는 “스무 살에 투어에 데뷔해 우승하고 그동안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처음에는 포털 사이트에서 내 이름이 검색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악플이 달리기 시작하고 때로는 사람으로서, 여자로서 참기 힘든 말이 이어지면서 상처가 커졌다. 반응하지 않으려 해도 머릿속에 콕 박혀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
시즌 내내 침묵했던 전인지에게 분위기 전환이 된 것은 지난주 열린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이었다. 전인지는 “사실 이번 대회에서도 샷감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샷감이 좋아서 우승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나에 대한 믿음이 그리고 잘될 거라는 긍정적 마음가짐이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랭킹 1위 박성현(25·하나금융그룹)은 최종일 3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2언더파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세계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박성현과 함께 공동 3위에 오르면서 박성현은 9주 연속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디펜딩 챔피언’ 고진영(23·하이트진로)은 최종일 데일리 베스트인 8언더파를 기록, 최종 합계 11언더파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이 대회는 주최 측 추산으로 최종일에만 3만1555명이 입장하는 등 나흘간 총 6만8047명이 대회장을 찾으며 흥행 속에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