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의료기관에서 신체검증을 받고 그동안 자신을 괴롭혀 온 '여배우 스캔들'에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이 지사는 16일 오후 4시5분쯤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웰빙센터 1진찰실에서 피부과와 성형외과 전문의 등 2명에게 신체검증을 받았다. '특정 부위에 있는 점을 레이저 시술 등으로 제거했을 수도 있다'는 세간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다. 경기도청 출입기자 3명과 경기도 대변인, 도지사 비서, 메시지 팀장 등 공무원 3명도 '참관인' 형태로 동행했다.
이 지사를 10여 분간 검진한 의료진은 "녹취록에서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며 "동그란 점이나 레이저 흔적, 수술 봉합, 절제 흔적도 없다"고 소견을 밝혔다. 이 지사는 검증이 끝나는 대로 의사 소견서를 발부받은 뒤 변호사와 상의해 검찰과 경찰 등에 제출할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신체검증은 이달 초 소설가 공지영씨와 배우 김부선씨가 이 지사의 신체적 특징을 언급한 통화 내용 녹취 파일이 인터넷 등을 떠돌면서 불거졌다. 이에 이 지사는 "1300만 경기 도정이 방해받지 않도록 신체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도 "몸에 빨간 점 하나 있다. 혈관이 뭉쳐서 생긴 빨간 점 외에는 점이 없다. 어머니 덕에 피부가 매우 깨끗하다. 그래서 (특정 부위에는) 점이 없다"며 "카드사에 확인해 보니 (김부선씨가 만나서 낙지를 먹었다고 주장하는) 12월 12일에 카드를 쓴 기록이 없다"고 말했다. 또 "경찰만 믿고 계속 기다리면 시간이 지연되는 것에 따라서 엉뚱한 소리가 나올 수 있다. 경찰이 신체검증을 안 한다면 합리적인 다른 방법을 찾아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방식으로 확인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관계자는 "참모진들이 적극적으로 말렸는데도 이 지사가 '개인적인 치욕이나 참담함 등을 감수해서라도 도정을 방해되는 걸림돌을 빼내고 털어내겠다'며 신체 검증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로 추정되는 이 지사의 전 운전기사도 이날 오전 경찰에 전격 소환됐다. 이 지사의 인터넷 팬카페 전 운영자 A씨가 "혜경궁 김씨 계정은 이 지사의 과거 운전기사이자 팬카페에서 활동하던 50대 남성 B씨"라고 지목한 데 따른 것이다. A씨는 "B씨에게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자가 맞느냐?'고 물었더니 B씨가 '내 것이 맞다'고 시인했다"고 밝혔다. B씨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운전기사로 일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날 6시간 동안 B씨를 상대로 이 계정을 만들고 사용했는지를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라 B씨의 진술 내용 등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B씨는 경찰 조사를 받기 전 한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당시 운전기사 업무를 하면서 시정 홍보를 위한 SNS 활동도 했다. 그때 트위터 계정을 여러 개 써서 하나하나가 모두 기억나지 않아 문제의 계정을 내가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