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2018 시즌을 마감하고 돌아온 오승환(36·콜로라도) KBO 리그 복귀행 의사를 밝혔다. 내년 시즌 그의 거취에 관해 뜨거운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오승환은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계약 문제와 트레이드 등)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큰 부상 없이 끝까지 시즌알 잘 마쳐 만족한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에도 콜로라도에 잔류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은 그는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사실 나는 한국에 복귀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 내가 힘이 떨어져서 한국(KBO 리그)에 오는 것보다 힘이 남아있을 때, (한 살 이라도) 나이가 적을 때 돌아오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오승환은 해외 무대에서 5년 째 생활했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일본프로야구 한신에서, 2016년부턴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2016~2017년)-토론토(2018년)-콜로라도(2018년)에서 뛰며 정상급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그는 "많이 지쳐있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오승환 측에 따르면 '타지에서 오랜 생활로 몸과 마음이 지쳐 예전부터 조금씩 한국행을 마음에 뒀다'고 한다.
오승환의 소속팀 콜로라도는 지난 6일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밀워키에 패해 2018 시즌 일정을 모두 마감했다. 오승환이 귀국까지 일주일 넘게 소요된 것도 "토론토에 들러 집과 자동차를 모두 정리해서다"고 말했다.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도전'의 의미에 대해 "(메이저리그에서 뛴 부분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어린 나이에 큰 꿈을 갖고 계속 (메이저리그에서 생활하며) 가는 것 보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해왔던 점을 잘 접목시켜 (KBO 리그에서) 해보고 싶은 게 많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계약이다. 오승환은 올해 토론토와 계약이 파기된 뒤 토론토와 베스팅 옵션이 포함된 1+1년 최대 750만 달러(약 84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베스팅 옵션이란 '구단이 제시한 기준을 충족하면 계약이 자동 연장되는 것'을 말한다. 2019년도 계약 여부는 '오승환이 70경기 이상 등판하면 자동 연장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오승환은 7월 26일 토론토에서 콜로라도로 트레이드 됐으나, 계약 내용은 고스란히 승계됐다.
오승환은 6승3패 3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63으로 성공적인 시즌을 마친 올해 정규시즌 총 73경기에 나왔다. 그의 합류 후 흔들리던 불펜이 안정돼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한 콜로라도는 당연히 오승환과 내년에도 함께하길 희망한다. 오승환측 관계자는 "여러 여건이 맞아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오승환의 KBO 리그행 복귀에는 보유권을 가진 삼성과 KBO 징계 등도 해결돼야 한다. 오승환은 2014년 자유계약선수 자격이 아닌 삼성의 동의 하에 일본 한신과 계약했다. 삼성은 오승환의 KBO 리그 복귀 시를 고려해 그를 임의탈퇴 처리했다. 결국 삼성이 오승환과 계약을 맺거나, 타 구단에 옮겨갈 수 있도록 임의탈퇴를 해제해야 한다. 다만 삼성은 최근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쓰지 않는 분위기다.
게다가 오승환은 해외원정 도박 파문으로 KBO 리그 복귀 시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적용된다. 그럼에도 2017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명단에 포함돼 대표팀 뒷문을 지킨 바 있다. 오승환 측은 "(선수는) KBO 리그 징계까지 감안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즉 콜로라도와 삼성, KBO 리그 징계 등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안들이 해결돼야 한다. 이런 점을 모두 의식한 듯 오승환은 "나 혼자 생각한다고 되는 문제는 아니다. 에이전트가 잘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삼성 측은 "오승환의 복귀 의지를 오늘(17일) 처음 들었다. 아직 논의조차 되지 않은 부분"이라며 "풀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에이전트 등을 통한) 공식적인 입장을 전해오면 생각할 부분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