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23기 신예들의 활약이 매서워졌다. 과거 신인들은 무리한 플레이를 했다. 선행 승부를 펼치며 입상 진입을 노리는 경기를 펼쳤다. 결과는 우승보다 2, 3착 횟수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신인들은 의도적인 견제를 받거나 자리를 잡기가 여의치 않을 경우, 노련한 선배 선수들을 몸싸움과 라인 전환으로 제치고 입상에 성공하는 등 한 단계 진보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특히 23기의 기대주 강호와 정원규는 특선급 안착에 성공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강호는 우승보다 2착 승부가 많을 정도로 긴 거리 승부 위주로 경기를 풀어 갔다. 3월 초 특선급으로 승급한 뒤 4월 초까지 10차례 경기에 나섰지만 우승은 한 번도 못 했다. 그런 그가 무조건적인 희생이 아닌 다양한 작전으로 경기를 풀어 갔고, 지난 4월 13일 정하늘과 전영규를 상대로 당당하게 우승을 차지했다. 90.5배의 이변이 만들어졌다. 최근 경기였던 지난 9월 29일 광명 13경주에서 박병하와 맞대결을 벌였고, 선행 버티기로 우승을 거두며 66.2배의 고배당을 기록했다.
23기 전원규는 우승보다 3착권 진입이 대부분이었다. 지난 7월 29일 광명 14경주에서 낙차까지 당하고 말았다. 희망이 없었던 그가 부상에서 복귀한 뒤에는 짧은 승부가 아닌 긴 거리 승부 위주로 경기를 풀어 갔다. 결국 지난 9월 9일 광명 16경주에서 김형완을 상대로 젖히기 반격으로 우승, 45.3배의 고배당을 만들어 냈다. 자력 승부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강자를 위협할 정도의 수준까지 기량을 끌어올린 상태다.
우수급 선수들의 활약도 뛰어나다. 무조건적으로 긴 거리 승부를 고집했던 선수들이 짧은 승부를 구사하기 시작했다. 특히 김준일·임치형·정태양·남승우·신동현·정상민·김민배는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본인 중심으로 경주를 운영해 나간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이 중 정상민·남승우·신동현·김민배는 강자나 경쟁 상대 앞에서 치고 나서는 운영을 하다가도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젖히기를 섞어 주며 실리를 챙기는 운영을 펼쳤다. 현재 우수급 강자로 자리 잡은 홍의철·조주현·김관희의 경우 11초 초반대의 선행 능력을 보유한 선수들인 만큼 경험을 쌓는다면 특선급 승급뿐 아니라 특선급에서 이름을 날릴 수 있는 강자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한바퀴 장학순 예상팀장은 "회가 거듭될수록 신인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강자의 전면에서 무조건 때리고 버티기만 노리던 신인들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이제는 신인들도 몸싸움까지 불사한 과감한 전술을 펼치고 있다"며 "특히 선행 선수가 많은 경주에 신인 선수가 포진되 경우 기습이나 짧은 젖히기로 기존 강자를 견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만큼 신인 중심의 베팅 전략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