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시작 1분 전 대기실에서 공연장으로 나서는 박경림의 모습으로 오프닝을 알렸다. "황금 같은 시간에 와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올가을을 너무나 기다렸다. 2년 만에 뵙는다. 박수와 함성, 숨소리까지 그리웠다"고 인사했다.
박경림은 "제가 이렇게 말하는 직업을 갖게 된 지 올해로 딱 20년이 됐다. 적지 않은 세월이다. 어릴 때부터 말하는 걸 좋아했다. 중학교 때는 말하기 대회에 나가서 서울시장상을 받았다. 참 감사하게도 제가 얘기하면 친구들은 웃어줬고 그 모습에 더욱 신이 났다. 그래서 모두가 제 얘기를 듣고 싶어 하는 줄 알았다. 그 마음이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됐다. 다행히도 컨디션이 좋은 날, 나쁜 날 목소리가 같았다"고 셀프 디스를 던져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뇌구조가 공개됐다. 모두가 자신의 얘기로 가득 차 있었다. 박경림은 "남의 얘기에 귀를 닫고 살던 내가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던 중 새로 이사 간 아파트 관리소장님과 만났다. 30분 동안 지난 세월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며칠 뒤 우연히 아랫집 어머니를 만났다. 갑자기 사위 얘기를 하더라. 여기서 그간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자신의 얘기를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또 다른 경림이가 귀를 막아 그 얘기를 흘려들었던 것이다. 그때 알게 됐다. 나만 말하고 싶은 게 아니구나 싶었다.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면서 이번 공연을 준비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박경림의 리슨콘서트'는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박경림의 말을 전하는 콘서트가 아닌 관객의 이야기를 듣는 신개념 공연이다. 지난 19일 시작된 공연은 내일(21일) 마침표를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