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과 썸이라도 타는 걸까. '해피투게더4'가 개편 같지 않은 개편으로 시청자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1일 KBS 2TV '해피투게더'는 시즌4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2007년 시즌3를 시작한 이후 11년 만의 개편이었다. 11년 동안 함께한 방송인 박명수와 이별하는 강수를 뒀다. 시즌4 콘셉트는 MC들이 게스트가 있는 현장으로 찾아가는 것. 1회에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를 맡은 배우 한지민을 위해 부산을 찾았다. 하지만 장소는 의미가 없었다. 드론을 띄워 바닷가 풍경을 보여준 것뿐 모든 토크는 실내에서 이뤄져 현장감을 느낄 수 없었다. 한 시청자는 "스튜디오에서 나온 것 말고는 똑같다"고 했고 또 다른 시청자는 "게스트만 화려했다"고 혹평을 남겼다.
게스트가 여러 명이었던 2회 여걸식스 편은 더더욱 시즌3와 차이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과거 인기 예능에 관해 얘기하다 보니 새로운 화제보다 강수정의 연애, 이혜영의 이혼 등 추억을 상기시키는 소재가 대부분이었다. 인맥을 자랑한다며 방탄소년단 진이나 배우 고소영에게 갑자기 전화하는 장면까지, 어디서 많이 본듯한 데자뷔의 연속이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뭐가 바뀐 건지 모르겠다", "너무 올드하다" 등 비판이 쇄도했다.
시즌4는 숫자만 바뀌었을 뿐 실질적인 변화는 어느 때보다 소극적이었다. 오히려 시즌3 내에서의 변화가 더 신선했다. 사우나 콘셉트에서도 '도전 사우나 탈출' '박명수를 웃겨라' '웃지마 사우나' 등으로 변주하며 매너리즘을 탈피하려고 했다. '야간매점'에서는 새로운 레시피를 발굴했다. '내 노래를 불러줘'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런 아쉬움은 시청률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시즌3 마지막 회 3.8%(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에서 시즌4 첫 회 3.0%로 떨어졌다. 여걸식스 편도 3.0%.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폐지할 때가 됐다"는 강한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지상파 중에서도 KBS가 가장 보수적이다. 시청률 압박도 크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서 실패하는 두려움이 더 크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해피투게더4' 관계자는 "지금은 프리퀄이라고 보면 된다. 현재 콘셉트가 완전히 고정된 게 아니라 계속 변화할 예정이다. 15년 된 프로그램을 한 번에 바꾸는 건 쉽지 않다. 차츰차츰 자리를 잡아가려고 제작진이 머리를 모으고 있다. 따뜻한 시선으로 기대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