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시즌에 KIA의 유니폼을 입는 외국인 선수 구성은 어떻게 될까? 1년 전에는 하지 않았던 고민이다.
KIA는 2017년 통합 우승을 달성한 뒤 외국인 선수 3명과 모두 재계약했다. 세 명 모두 우승의 핵심 멤버였다. 재계약 여부를 고민하지 않았다. 계약 조건을 보면 헥터는 170만 달러에서 200만 달러, 팻 딘은 70만 달러에서 92만5000달러, 버나디나는 75만 달러에서 110만 달러로 상승했다.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이들 셋은 재계약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팻 딘은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을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해 9승7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한 팻 딘은 올해 6승7패 2홀드에 그쳤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6.26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부진 탓에 선발과 불펜을 수차례 오갔다. KIA가 힘겨운 5강 싸움을 벌일 때부터 '교체 필요성'이 대두됐다. 지난해에는 후반기(4승2패, ERA 3.18) 반전과 한국시리즈(7이닝 3실점) 선전 등이 있었지만, 올해는 그런 모습조차 없었다. 그렇다고 구원 계투로 기용하기 위해 재계약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헥터와 버나디나는 애매한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 양현종과 함께 '20승 듀오'를 형성한 헥터는 11승10패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했다. 다승(20승→11승) 평균자책점(3.48→4.60) 투구 이닝(201⅔이닝→174이닝) 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23회→18회) 등 대다수 성적 지표가 나빠졌다. 헥터가 다소 부진했지만 그래도 6이닝을 꾸준히 던져 온 만큼 과연 대체 선수를 통해 헥터의 빈자리를 확실히 메울 수 있냐가 선택의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헥터의 높은 몸값도 고민이자 걸림돌이다. 지난해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최고 몸값인 200만 달러를 받았다. KBO 규약에 따라 외국인 선수의 재계약 시에는 전년도 연봉의 25%까지만 삭감할 수 있어 헥터와 재계약하더라도 최소한 150만 달러를 줘야 한다.
재계약 시 KIA는 올해보다 작은 규모를 제시할 터인데 헥터가 이를 받아들일지도 관건이다. 야구계에는 '헥터의 올 시즌 초반 부진이 바뀐 외국인 세금 문제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적잖이 나돌았다. 2015년 개정된 소득세법 시행령이 소급돼 적용됨에 따라 한국 생활 3년 차인 헥터가 추가로 내야 하는 세금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는 특히 도미니카공화국 등 비(非)미국인 선수들에게 금전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다.
버나디나는 올 시즌 타율 0.310·20홈런·70타점·32도루를 올렸다. 넓은 수비 범위에 리드오프로서 좋은 활약도 선보였다. KIA 선수로서 역대 최초로 100타점-100득점을 달성한 지난해(타율 0.320·27홈런·11타점·32도루)에는 못 미친다. 결정적 상황에서 영향력도 떨어졌다. 또 거포형 외국인 타자를 원한다면, 호타준족형 버나디나와 계약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조계현 KIA 단장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외국인 선수의 구성과 관련해선 현장에 일임한 상태다. 아직 현장으로부 의견을 전해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