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보이 밴드로 우뚝 선 방탄소년단의 열풍 속에 K팝을 향한 전 세계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단단한 팬덤을 바탕으로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가능하다는 장점에 매료된 전 세계 음악 제작자들의 시선이 K팝으로 쏠렸다.
지난 25일 방탄소년단과 세 번째 컬래버레이션 작업물 '웨이스트 잇 온 미'를 공개한 DJ 스티브 아오키는 "내가 먼저 작업을 제안했다. '전하지 못한 진심' 이후에 또 한 번 함께 작업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곡을 만들어 보냈다"며 "영어권이 아님에도 미국에서 스타디움을 매진시키는 놀라운 가수다. 재능이 굉장히 많은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음원은 발매하자마자 전 세계를 강타했다. 글로벌 음원 사이트 스포티파이에서 4시간 만에 스트리밍 100만 건을 달성했고, 아이튠즈 송 차트에서 71개국 1위에 올랐다. 미국 레코드협회에서 골드 인증(판매량 50만 장)을 받은 '마이크 드롭' 리믹스 버전의 성과를 뛰어넘었다는 현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빌보드 12주 연속 1위 기록을 보유한 찰리 푸스는 국내 시상식에 참석해 방탄소년단과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꾸민다. 내한 공연 시기와 겹쳐 성사된 프로젝트로, 서로의 팬을 자처했던 이들의 만남에 전 세계 음악 팬들의 이목이 쏠렸다. 찰리 푸스는 지난해부터 "나는 정말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좋아한다"고 팬심을 드러내 왔고, 방탄소년단은 찰리 푸스의 노래를 커버하기도 했다.
그래미 어워드가 주목하는 R&B 스타 갈란트는 몬스타엑스와 만났다. 글로벌 플랫폼 Viki와 협업해 미니 다큐멘터리 '웬 유 콜 마이 네임'을 촬영했다. 몬스타엑스의 '아름다워'를 어쿠스틱 버전으로 재해석하며 두 뮤지션이 서로의 문화와 음악을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 준다. 몬스타엑스 소속사에 따르면 이들의 만남은 바쁜 스케줄에도 서로에 대한 팬심으로 성사됐다.
현지 음반 제작사들도 K팝 아티스트와 협업을 확장했다. 박재범은 아시아 뮤지션 최초로 래퍼 제이 지가 설립한 레이블인 락네이션과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소녀시대 출신 티파니는 에드 시런과 제이슨 므라즈 등을 지원하는 패러다임 탤런트 에이전시에 둥지를 틀고 미국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블랙핑크는 마돈나가 속한 미국 유니버설 뮤직 그룹의 대표 레이블인 인터스코프 레코드와 손잡고 미국 진출의 신호탄을 알렸다. Mnet '프로듀스 48'은 일본 최대 걸그룹 시스템 AKB48과 손잡았고 MBC뮤직은 그래미 수상자 드레이크와 빌보드 차트 점령 예능 프로그램 '킬빌'을 준비하는 등 예능계에서도 K팝 확장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빌보드는 "차트 정상에 오르고 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컬래버레이션에 이르기까지 2018년의 K팝은 가장 큰 크로스오버의 해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19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로 시작된 K팝은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의 발달로 영역을 더욱 크게 확장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뻗어 나간 '한류(Hallyu)'는 고유명사로 전 세계에서 통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K팝에 대해 조명하며 "세계 시장이 주목하는 장르"라고 했다. 가요계 관계자는 "춤과 노래를 동시에 소화하는 K팝 스타일은 문화와 인종을 넘어 남녀노소를 고루 만족시킬 수 있다. 발라드부터 힙합과 EDM 등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 또한 장점으로 손꼽힌다. 해외 바이어들은 패션 등 비주얼에 대한 관심을 많이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