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최용수, 김병지, 최진철, 송종국까지. 전‧현직 축구선수들과 아산 축구단 관계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임직원 등 축구인 300여 명이 청와대 앞으로 모여들었다. 경찰청의 선수 모집 중단으로 해체 위기에 놓인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의 아산 무궁화를 살리기 위해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허정무 부총재와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를 비롯한 임직원들, 축구 원로들로 구성된 OB축구회 회원, 김병지, 송종국, 최진철, 현영민 등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 아산무궁화 코치진과 유소년 선수들, 현직 유소년 지도자 등은 2일 오전 청와대 인근 서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 모여 ‘아산무궁화축구단 존속을 위한 축구인 결의 대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경찰청의 일방통행 한국 축구 죽어간다’ ‘경찰청의 오만과 독선, 한국 축구 다 망친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경찰청의 갑작스러운 선수 모집 중단 방침에 항의했다.
앞서 경찰청은 의경제도 폐지 방침에 따라 프로축구 아산과 프로야구 경찰야구단의 신규 선수 선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K리그2 우승을 확정한 아산의 경우 신규 선수가 충원되지 않으면 전역자가 발생하는 내년 3월에는 14명의 선수만 남는다. K리그 최소 요건 20명을 갖추지 못해 리그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축구인들은 2년간의 유예기간을 달라고 호소했다. 아산무궁화 박동혁 감독은 축구인들을 대표해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호소문’에서 “이번 결정으로 인해 아산무궁화가 해체되면 산하 유소년 클럽들의 연쇄 해체 사태가 우려된다. 축구 꿈나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번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홍명부 전무는 “경찰청의 결정이 당황스럽다”며 “의경 제도도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만큼 축구팀에도 시간을 달라”고 강조했다. 김병지 해설위원도 “2년간 유예기간을 부여해 시민구단으로 거듭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아산 18세 이하(U-18)팀의 국민석은 “아산이 이렇게 해체되면 유소년 선수들이 갈 곳이 없어진다. 문제가 잘 해결돼 축구에 대한 열정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눈시울을 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