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민이 SK에 8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4 동점이던 연장 1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투수 유희관으로부터 우월 솔로 홈런을 쳤다. 이 홈런은 이날 경기 결승타, 2018시즌 최강팀을 결정하는 한 방이 됐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을 13회말 마운드에 올려 1점 리드를 지켜냈다. 한동민은 기자단 총 72표 가운데 30득표를 하며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그의 아치는 가을 드라마를 절정을 이끄는 가장 극적인 장치였다. 플레이오프(PO) 3차전까지 내야 안타 1개만 기록하며 부진했던 그는, 4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아치를 그렸고 최종전에서 연장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끝내기포를 때려냈다.
한국시리즈의 시작은 좋았다. 1차전에서 1회 선제 투런포를 쳤다. 그러나 이후 5차전까지는 매우 부진했다. 타율도 1할 대에 그쳤다. 그러나 다시 한 번 팀의 최종 승리를 이끄는 홈런을 때려냈다. MVP로 호명된 그는 감격으로 말을 잇지 못했고 이내 울먹였다. 고마움을 전했고 이 순간을 즐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포효했다. 다음은 경기 뒤 한동민과의 인터뷰.
- MVP에 올랐다. 소감을 전한다면. "9회초에 최정 선배의 솔로포가 컸다. 이후에 불펜진이 잘 막아줬기 때문에 나에게 기회가 올 수 있었다. 말로만 얘기하던 우승이다. 힐만 감독님이 떠나시기 전에 좋은 선물을 드려서 너무 기쁘다."
- 홈런을 친 순간 직감했나. "너무 힘들었다. 정신이 반 정도 나가 있었다. 그 전 타석에 좋은 득점 기회가 있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칠 때도, 오늘 13회 타석에서도 나주환 선배가 '시원하게 네 스윙을 하라'고 조언했다. 내 스윙을 했고 정말로 넘겼다."
- 9회 최정의 타석을 돌아본다면. "최정 선배가 그동안 실력이 나오지 않았다. 9회초에 김강민 선배와 내가 모두 삼진을 당했기 때문에 최정 선배 타석에 그저 간절히 바랐다. 이뤄졌다."
- 타자들이 대체로 제 스윙을 했다. 팀 타자들이 대체로 그랬다. 원동력이 있다면. "상황마다 다른 스윙을 가져간 게 사실이다. 나도 항상 풀스윙을 하는 건 아니다."
- 불펜투수 김태훈을 3표 짜리로 제쳤다. "이미 김태훈이 MVP 수상을 향한 어필을 하지 않았나. 나는 정말 시리즈 MVP는 기대하지 않았다. 켈리와 (김)태훈이의 2파전으로 생각했다. 운이 따랐다. 동료들이 좋은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나에게도 기회가 왔다. 태훈이에게는 미안하기도 하다."
- 우승 기분은 "나는 외야수다. 김광현 선배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을 때 마운드로 뛰어갔는데,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지 않더라. 친구 (문)승원이가 데일리 MVP를 받고 나도 좋은 결과를 얻어 더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