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나영이 6년만에 컴백했다. 이나영은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뷰티풀 데이즈(윤재호 감독)'로 무려 6년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다. 긴 공백이었지만 가만히 숨어지낸 6년은 아니다. 그 사이 결혼을 했고, 엄마가 됐다. 인생에 있어 어쩌면 가장 중요한 페이지를 장식한 시간들. 워낙 알려지지 않는 사생활 탓에 이나영의 일상은 늘 궁금증의 대상이었다. 때마다 이나영의 답변은 한결같다. "평범해요. 특별한 것 없어요." 존재 자체가 신비롭게 느껴지는 것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않는 이나영만의 독보적 매력이다.
6년만의 복귀이기에 인터뷰 역시 6년만이다. 복귀 소감과 영화 이야기, 결혼과 육아, 차기작 등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쏟아냈다. 어떠한 질문도 막지 않았고, 예민하게 받아 들이지도 않았다. 잠시 잊고 있었던 '털털한' 이나영의 귀환이다. 세간을 놀라게 했던 '결혼'과 '남편 원빈'에 대한 질문도 빠질 수는 없었다. 인터뷰 전 '원빈 이름을 꺼내도 되나' 내심 걱정했던 것과 달리 이나영은 그게 뭐가 문제냐는 듯 시원하게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오히려 대중의 반응을 명확하게 꿰뚫고 있는 모습으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나영은 차기작으로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 출연도 확정지었다.현재 1·2회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 "초반이라 아직 캐릭터를 분석 중이고, 좀 긴장한 상태긴 한데 빨리 적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연기는 하면 할 수록 어렵고 더 매달리고 싶다"고 고백했다. 긴 공백없이 다시 연기에 매달리는 이나영이 꾸준히 보고 싶어진 순간이다.
- 6년 만에 하는 인터뷰다. "음. 특별히 걱정한 것은 없는데 그냥 좀 무서웠다.(웃음) 작품이 있거나 주제가 있으면 편하게 인터뷰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오랜만이라 조금 긴장되는 건 있다. 그래도 '이야기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나왔다. 영화에 대한 솔직한 감상평도 듣고 싶고. 뭐든 솔직한 게 좋지 않나."
- 6년 만 복귀작으로 '뷰티풀 데이즈'를 택했다. "주위 분들도 '왜 그러냐'고 하더라. '너 정말 왜 그러니'.(웃음) 근데 난 시나리오를 정말 재미있게 봤다. 대본도 되게 얇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 읽으면서 느꼈던 첫 감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고민 없이 '하자'였다."
- 걱정은 없었나. "일단 감독님이 어떤 분인지 잘 몰라 감독님을 만나 뵙고 싶었다. 다큐멘터리를 찍었고, 장편이 처음인 감독님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탈북 여성에 대해, 이 이야기에 대해 실제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고, 어느 정도의 진중함을 담아 연출해 주실지 의문이었다. 시나리오 자체는 좋은데 감독님은 다를 수 있지 않나."
- 선택했다는 건 만족했다는 의미겠다. "감독님의 다큐멘터리도 추천받아 봤는데 그때부터 확신이 들더라. 문제에 대해 항상 생각하는 분 같아서 나중에는 아예 감독님을 붙잡고 공부하듯이 준비했다.(웃음) 어느 정도는 감독님이 실제 경험한 부분이기 때문에 감독님께 얻는 정보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 어떤 점에 끌렸나. "일단 캐릭터에 특정 이름이 붙어 있지 않아 좋았다. 감히 내가 좋아했던 '인생'이라는 영화가 살짝 떠오르기도 했다. 예전부터 시골 여성 캐릭터를 굉장히 연기하고 싶었다. 인터뷰 때도 여러 번 이야기했었다. 그래서 '이거다!' 싶었던 것 같다." -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선 느낌은 어땠나. "솔직히 이번 작품은 어려웠던 만큼 편했다. 할 수 있는 연기의 표현도 자유로웠다. 딱 15회 차만 촬영해서 그런지 집중하기도 좋았다."
- 스크린으로 확인한 결과는. "그건 오랜만이라서라기보다 예나 지금이나 내 단점밖에 안 보인다. 지금 드라마 촬영을 시작했는데 모니터를 볼 때마다 '감독님 이거 이상하지 않아요?'라고 한다. 감독님이 아예 모니터 근처에 못 오게 하더라.(웃음) 아무래도 검열하게 되는 것 같다."
- 그래도 만족스러운 지점이 있다면. "감정적인 부분을 최대한 걷어 냈다는 것?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표현적인 것이 많이 없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없는데 그게 오히려 뒷심을 발휘하는 것 같다. 아들이 갑자기 찾아왔다고 해서 이 엄마가 살아온 역사 안에서 죄책감을 느끼는 것도 안 어울리지 않나. 연기할 땐 감정이 북받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탁 터지기도 했는데 감독님이 싹 다 걷어 냈더라. '한 10% 정도 편집하실까?' 싶었는데 다 걷어 낸 것을 보고 더 마음에 들었다."
- 여운이 남는 것 같다. "집에서 아들이 욕하는 장면이 있다. '아버지 아프다' 하면서 서로 바라보는데, 그때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지만 이상한 감정이 훅 올라왔다. 그것도 편집하셨더라. 감독님은 최대한 담백하게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불친절할 수 있지만, 후반 이야기가 덧붙여지면서 보는 사람이 조금 더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 같다."
- 아쉬웠던 부분은 없나. "엄청 많다.(웃음) '저 때 뭐를 좀 더 했어야 하나? 담배 연기를 좀 더 뿜어냈었어야 하나? 시선이 저게 맞나?' 왜 연기한 당사자 눈에만 들어오는 것들 있지 않나. 엄청 디테일한. 심지어 '저 땐 손가락을 왜 저렇게 했지?' 싶었던 장면도 있다.(웃음) 말로 하면 좀 민망한데 난 아쉬움이 남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