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백일의 낭군님'에 비밀을 감춘 살수 무연으로 출연한 김재영은 날카로운 마스크와 중저음의 보이스,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화려한 액션과 동생 남지현(홍심)을 지키기 위해 살수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 한소희(세자빈 김소혜)와의 금기를 깬 로맨스까지 시청자를 사로잡을 매력이 가득한 인물이었다. 비록 무연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지만 김재영에게 '백일의 낭군님'은 연기를 계속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다. '백일의 낭군님'을 계기로 올리브 화요극 '은주의 방'에도 캐스팅되며 생애 첫 주연을 맡았다. 실제로 만나본 김재영은 '백일의 낭군님' 무연보다 '은주의 방' 민석에 훨씬 가까운 장난기 많고 능글맞은 현실 남사친이었다. 코믹도, 멜로도 자신 있지만 지금은 격정 멜로가 무엇보다도 하고 싶다고 강력하게 어필했다. 목표는 차태현이나 조정석, 박보영처럼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은 배우가 되는 것이다.
-사극은 처음이었는데 부담은 없었나. "엄청 많았다. 사극을 하게 될 줄 몰랐다. 하고는 싶었지만, 사극은 다들 힘들다고 했다. 또 얼굴이 날카롭게 생겨 사극에서는 살수 같은 캐릭터밖에 못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안 어울린다는 사람도 은근히 많았다. 처음 연기할 땐 언어나 어법이 어려웠다. 또 칼을 쓰는 액션도 해본 적이 없었고 말을 타본 적도 없어서 초반엔 힘들었다. 중반 이후에는 편안해졌다. 말투에 익숙해지려고 평소에도 일부러 장난 삼아 사극 말투를 썼다. 승마도 너무 무서웠는데 나중에는 올라갈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액션스쿨을 다닌 건가. "보름 전부터 준비했다. 중간에 휴차가 많아서 틈틈이 가서 연습했다."
-액션신이 매우 잘 나왔는데. "실력이 많이 늘진 않았다. 잘 찍어줬고 편집도 잘 해줬다. 무술 감독님이 몸을 잘 못 쓴다며 처음엔 실망했다. 검술이 처음이다 보니까 뻣뻣했고 방망이 휘두르듯이 했다. 그래도 배우면서 조금 괜찮아졌다."
-팬도 많이 늘었을 것 같다. "'백일의 낭군님'이 인생에 큰 도움이 됐다. 정말 행복하다. 인스타그램에서 많이 느낀다. 또 원래는 기사에 댓글이 없어서 내가 달아야 하나 고민했는데 그 전보다 늘어나서 좋았다. 가끔 밥먹으러 가면 가끔 알아본다. 어른분들도 알아본다."
-세자빈과 신이 많지 않았는데 사랑하는 감정을 연기해야 했다. "그것도 좀 어려웠다. 초반엔 밝혀지면 안됐고 나중엔 확 갑자기 공개하게 됐다. 처음엔 많이 숨겼다. 시청자가 몰라야 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사랑하는 감정이 더 많이 표현됐다면 '정말 사랑해서 그랬구나'라는 동정심이라도 있었을 텐데 서사가 없어서 불륜 같아 보이기도 했다. 아쉬웠다."
-죽는 신에서 감정을 끌어올렸어야 했다. "그 전에 키스신이 있었고 다른 대사가 있었다. 그 대사가 슬퍼서 감정이 올라왔는데 키스신이 편집됐다. 그러니까 무연이 죽으면서 한 대사도 약간 의미가 없어졌다. 배우로서 그 과정을 알기 때문에 울컥하기도 했고 눈물난다고 생각했는데 그 장면이 없어져서 조금 아쉬웠다."
-죽는다는 건 알고 있었나. "여동생 때문에 죽는 줄 알았고 죽는 게 전개상 맞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들도 무연이는 여동생을 구하다가 아니면 율이를 도와주다가 죽을 거라고 예상한 것 같다. 세자빈과 도망치다가 죽는 건 시청자가 원했던 그림은 아닌 것 같다." -첫인상과 성격이 다르다는 얘기를 많이 들을 것 같다. "무표정하면 기분 안 좋아보인다고, 안 좋은 일 있냐고 물어본다. 그래서 차갑고 무뚝뚝한 역할이 많이 들어온다. 원래 성격은 전혀 그렇지 않다. 말도 많은 편이고 활발하고 장난 많이 친다. 무연이와 완전히 반대다."
-'은주의 방'에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실제 성격은 무연이랑 많이 다르다. 사실은 말이 많다. '은주의 방' 캐릭터에 더 가깝다. '은주의 방' PD님이 내 원래 성격대로 하면 된다고 했다. 나도 편할 거라고 생각했다. '백일의 낭군님'을 찍으며 사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은주의 방'은 현대극이고 평범한 남사친, 평소 볼 수 있는 캐릭터라서 연기하기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