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8일 안양 KGC와 부산 KT와의 경기를 관전하는 전창진 전 감독. 이후 30일 KCC의 수석코치로 부임된다는 소식이 발표됐다. 전창진(55) 전 감독이 코트에 복귀할 수 있을까.
승부조작과 불법 도박 혐의로 코트를 떠났던 전창진 전 감독이 전주 KCC의 수석 코치로 선임됐다. KCC는 지난달 30일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대행 체재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1일 자로 전창진 수석 코치를 선임하기로 결정했다"며 "오그먼 감독대행이 팀을 운영하는 데 있어 KBL 경험이 풍부한 코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발표했다. KCC는 "오그먼 감독대행과 버논 헤밀턴 코치의 미국식 선진 농구에 전 수석 코치가 가세해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전 수석 코치도 오그먼 감독대행을 잘 보좌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창진 전 감독은 승부조작 및 불법 도박 혐의로 농구계를 떠난 지난 2015년 8월 이후 3년 3개월여 만에 복귀를 앞두게 됐다.
지난 2015년 승부조작, 불법 도박 의혹으로 수사받았던 전 감독. 과연 KBL에 복귀할 수 있을까. 중앙포토
물론 전 전 감독의 복귀 여부는 KBL의 판단에 달려 있다. 전 전 감독이 현재 '무기한 등록 자격 불허' 상태기 때문이다. 전 전 감독은 부산 kt 사령탑 시절인 2015년 2월 말부터 3월까지 5개 경기를 대상으로 사설 스포츠도박 사이트에 돈을 걸어 2배 가까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또 두 차례에 걸쳐 수백만원의 판돈을 걸고 지인들과 함께 이른바 '바둑이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나 KBL로부터 '무기한 등록 자격 불허 조치' 징계를 받았다. 이후 법정 공방을 벌여 온 전 전 감독은 승부조작 및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2016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다만 단순 도박 혐의는 유죄를 받아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됐고 1심 무죄, 2심에선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아 대법원에 상고해 심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KCC는 지난달 15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스스로 사퇴한 추승균 감독 대신 오그먼 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긴 바 있다. 그러나 외국인 코치진과 선수들 간 의사소통 문제, 한국 농구의 특수성 등을 들어 이들을 보좌할 수석 코치를 찾다가 전 전 감독을 선임했다. KCC의 한 관계자는 "전 전 감독이 승부조작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벌금 100만원을 받은 것은 수석 코치로 등록되지 못할 만한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전 전 감독의 수석 코치 등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전 전 감독의 복귀 결정권을 쥐게 된 KBL은 3일 오전 9시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어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정대 KBL 총재도 이 문제에 대해 재정위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재정위 결과에 농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