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 참가한 LA 류현진(왼쪽)과 콜로라도 오승환. 사진= 정시종 기자
한국 야구 최고의 스타들이 모인 2018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 수상자들의 이름값만큼이나 풍부한 화제가 넘쳤다. 재치 넘치는 입담도 오갔다.
특별상을 수상한 메이저리거 류현진(LA 다저스)은 올해 초 결혼한 아내 배지현 전 MBC SPORTS+ 아나운서를 향해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아내가 1년 동안 타지에 와서 고생을 많이 했다. 내조를 잘해 줘서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영상 편지를 보내 달라'는 진행자 박지영 아나운서의 장난스러운 요구에 "감사하다. 사랑한다"는 말로 '짧지만 굵은' 메시지를 전했다.
특별상을 수상한 오승환(콜로라도)은 '투수들의 무덤'인 쿠어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쓰는 점에 대해 "오히려 부담이 적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유가 있다. "성적이 안 좋아도 '쿠어스필드라 당연하다'고 생각해 주실 테고, 성적이 좋으면 내 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거다운 긍정론이다.
2018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양의지. 양의지가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양광삼 기자
대상 수상자인 양의지는 2010년 조아제약 시상식에서 신인왕을 수상한 뒤 9년 만에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 그는 "신인상을 받았던 내가 이렇게 대상을 받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원소속구단 두산의 김태형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다만 야구계 최대의 관심사인 프리에이전트(FA) 협상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FA 협상은 잘 진행되고 있다. 개인 훈련을 하면서 준비하고 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기록상 수상자인 박용택 역시 공식적으로는 '무소속'인 프리에이전트(FA) 신분이다. 하지만 LG와 이미 2년 계약에 합의한 상태로 세부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차명석 LG 단장에게 꽃다발을 받고 진하게 포옹한 박용택은 "나는 더 이상 궁금할 게 없는 '재미없는' FA"라며 웃은 뒤 "류중일 감독님께서 '빨리 계약하고 훈련하라'고 혼내셨다"고 농담해 웃음을 안겼다.
2018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한화 정우람(왼쪽)이 한용덕 감독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 정시종 기자
한화를 11년 만에 가을 야구로 이끌어 감독상을 수상한 한용덕 한화 감독은 '가장 큰 활약을 한 선수'를 묻자 현장에 함께 와 있던 최고 구원투수상 수상자 정우람을 언급했다. 한 감독이 "(정)우람아, 내년에도 잘 마무리해 달라"고 하자 정우람이 객석에서 큰소리로 "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이어 수상자로 단상에 오른 정우람은 "감독님의 부탁을 받고 책임감이 더 커졌다. 내년엔 40세이브에 도전해 보겠다"고 화답했다.
헤포스상 수상자인 구자욱(삼성)은 시상식에서 반가운 인물과 조우했다. 아마 감독상 수상자인 대구고 손경호 감독이다. 대구고 출신인 구자욱은 모교가 2018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모처럼 고교 시절 은사와 나란히 앉아 트로피를 받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신인상 수상자인 강백호(kt)는 부모를 대동하고 시상식장을 찾았다. 평소 아버지와 각별한 사이로 유명한 그는 "항상 옆에서 조언해 주시는 아버지께 감사하다"면서도 "다만 이제는 조언을 조금 줄여 주셔도 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앞으로 더 효도하겠다"는 약속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마 선수상을 수상한 김대한(휘문고)은 내년 시즌 두산 입단이 예정된 1차 지명 신인이다. 곧 대망의 프로 데뷔를 앞둔 그는 "SK 김광현 선배님의 공을 꼭 쳐 보고 싶다. 가장 잘 던지는 투수기 때문"이라며 "내년 시즌 신인왕을 노려 보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SK는 손혁 투수코치가 프로 코치상을 수상하면서 지난해 정경배 타격코치에 이어 코치상을 2연패해 눈길을 끌었다. 또 롯데는 지난해 조정훈에 이어 올해 홀드왕 오현택이 트로피를 가져가 재기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