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은 5일 SK와 6년 106억원에 계약하며 명실상부 간판 타자로 인정 받았다. SK 와이번스 제공
'소년 장사' 최정(31)이 명실상부한 SK 간판타자로 인정받았다.
SK는 5일 "프리에이전트(FA) 내야수 최정과 6년간 옵션 포함 최대 106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은 32억원, 6년 연봉 총액은 68억원, 옵션은 6억원이다. 지난 2014년 말 SK와 4년 총액 86억원에 사인했던 최정은 이로써 두 차례 FA를 통해 10년간 192억원을 벌어들이게 됐다.
올 시즌을 끝으로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최정은 애초에 다른 팀 이적보다 SK 잔류에 무게를 뒀다. SK 역시 일찌감치 "내부 FA인 최정과 포수 이재원을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4년이 아닌 6년 장기 계약은 SK와 최정 사이의 끈끈한 교감을 보여 주는 상징적 신호다. 이전까지 KBO 리그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된 6년 계약은 단 한 번뿐. 지난 2004년 외야수 정수근이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하면서 6년 총액 40억6000만원에 사인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이번 계약이 14년 만에 나온 역대 두 번째 사례다.
양쪽 모두에게 과감한 선택이다. 최정은 세 번째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4년 뒤에도 나이가 35세다. 성적에 따라 한 차례 더 좋은 계약을 노려 볼 수 있는 시기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포기하고 사실상 SK 한 팀에서만 선수로 뛰겠다는 선언을 했다. SK 역시 장기 계약에 따르는 위험을 감수하고 프랜차이즈 스타를 지키려는 의지를 확실히 보였다. SK는 "최정이 팀의 간판선수로서 팬들의 사랑을 받고, 팀의 네 차례 우승에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며 "최정에게 SK에서 선수 생활의 마지막까지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고, 선수도 이런 생각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좋은 대우를 받을 만한 선수다. 2005년 1차 지명을 받고 SK에 입단한 최정은 그동안 팀의 역사를 상징하는 선수로 성장해 왔다. 13년간 통산 타율 0.290 홈런 306개 985타점 926득점 135도루라는 성적을 쌓아 올렸다. 특히 '홈런 군단' SK의 기록 행진을 대표하는 선수로 꼽힌다. 그는 올 시즌 KBO 리그 역대 열한 번째로 통산 300홈런 고지에 등정했다. 앞서 기록을 달성한 10명 가운데 박경완과 박재홍도 SK 소속이었지만, SK 한 팀에서만 홈런 300개를 모두 친 선수는 최정이 유일하다. 또 2년 차던 2006년부터 올해까지 1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 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2년 연속 40홈런을 돌파하면서 홈런왕을 2연패하기도 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기도 하다. 2011~2013년과 2016·2017년에 총 다섯 차례나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09년과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2010 광저우아시안게임·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도 선발됐다.
최정은 계약한 뒤 "신인으로 SK에 입단한 뒤 13년간 같이 생활해 온 선수들이 가족처럼 느껴지고, 홈구장인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역시 내 집처럼 편안하고 소중한 장소"라며 "이곳에서 선수 생활을 끝까지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구단과 성원해 주신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SK가 '제2 왕조' 시대를 맞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염경엽 SK 감독은 "최정은 팀에도 팬들에게도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다. FA 계약으로 다시 우리팀에 남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최정의 잔류는 팀 타격과 수비에 모두 긍정적이다. 베테랑으로서 팀 성적을 이끌고 후배들을 리드하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