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에서 복병은 큰 인기를 모으지 못하는 선수들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이런 복병급 선수들이 활개를 치기 시작하면서 이변이 지속적으로 연출됐다.
일반적으로 축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닐 경우 복병급 선수들에게 덜미를 잡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강자가 다수인 편성에서 강자들의 맞대결로 복병급 선수에게 기회가 주어질 때도 있다. 날씨의 영향도 받는다. 쌀쌀한 날씨 탓에 선수들의 훈련량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계 훈련 기간이 다가오기 시작하면서 그랑프리 대상경륜과 거리가 먼 선수들은 일찌감치 동계 훈련을 시작하는 선수들도 있다. 이런 부분이 작용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선수들의 최대 시속이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난 회를 봐도 선발·우수·특선 모두 200m 랩타임이 0.5∼0.8초가량 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전반적 선행 시속이 급격이 떨어지면서 머리급 선수가 선행을 나설 경우 복병급 선수에게 덜미를 잡히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부산 8경주를 보면 알 수 있다. 조봉희가 축으로 인정받는 상황으로 복승 축 역할을 충분히 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 전 경주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뒷심 부족을 보이면서 착외로 완전 빠지는 대이변을 만들고 말았다. 인기 순위 2위던 김치권이 젖히기 반격에 나섰고 인기 순위 7위던 박태호가 김치권 뒤에서 추입력을 발휘하면서 쌍승 499.8배의 초고배당이 연출됐다.
이뿐이 아니라 지난 11월 24일 창원 선발 8경주에서 노성현이 강자로 나서는 상황이었지만 노성현의 선행 시속이 워낙 밋밋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당시 복병 김영규에게 역전 추입을 허용하면서 1위 김영규, 2위 노성현으로 쌍승 45.3배의 고배당을 만들어 냈다.
지금보다 날씨가 더욱 쌀쌀해진다면 위에 언급했던 부분이 더욱 심화될 공산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 또 체력적으로 한계를 드러내는 노장급 선수들이 연말 막바지에 체력이 바닥나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장학순 마지막 한바퀴 예상팀장은 "기온이 내려갈수록 선수들의 전반적 평균 시속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공산이 크다"며 "노장급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낄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선수들의 몸 상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무조건적으로 믿기보다 빠질 경우를 염두에 두고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